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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현 Aug 28. 2022

때 아닌 면접

교수님과 만났어

"You are so Pretty!"


하하하 이런 말도 들어보았다. 아~난 텍사스에서 좀 먹히나? 인사치레 줄은 알았지만, 내심 기분 좋았다. 엘리베이터까지 마중을 나오셨다. 귀여운 어그 부츠에 캐주얼한 복장의 나이가 조금 지긋하신 여자 교수님이셨다. 이런 말은 실례지만, 난 교수님이 귀여우셨다. 아~절 예쁘게 봐주셔서 제가 너무 감사하죠~ 이렇게 난 Texas A&M 교수님과 단 둘이 30분 정도 만났다. 왜?


12월 초쯤 교수님으로 연락이 왔다.

메일의 요점은 "한 번 만나지 않을래?, 넌 언제가 좋으니?"였다.


뛸 듯이 기쁘기도 했지만, 실은 걱정만 한 가득이었다. 난 토플과 지원서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끝난 줄 알았으나, 또 수험생 모드였다. 긍정적으로 나를 보았기 때문에, 한 번 보자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난 여기서 영어 실력이 탄로? 날까 두려웠다. 아, 원래 페이스 투 페이스 인터뷰 같은 건, 절차에 없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교수님께서는 원래 교육학 특성상 토론, 발표와 페이퍼 위주의 커리큘럼이다 보니, 유학생의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요시 여기셨다. 그리고 내게 사는 곳이 학교 옆이다 보니, 만남을 요청하셨던 것 같다.


인터뷰 시 스피치를 하는 걱정보다, 면접자인 교수님이 하신 말을 못 알아들어, "다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만 연달아하는 찌질이가 될까 걱정만 태산이었다. 이에 대한 압박감에, 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구글링을 통해 교육학과 예상 질문지를 뽑았다. '그래, 어쩔 수 없어. 달달 외워가자.' 모드가 된 것이다. 책상에 혼자 앉아 상상하면서 혼자 계속 말하고 또 말했다. 교수님과 1:1로 만나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아~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떨린다.


면접의 질문은 뻔하다.

"너에 대해 소개해봐." 그리고 "공부를 왜 하는 건데? 졸업 후 뭐 할 건데?"였다. 예상외의 질문은 이거였다. 교수님의 우려는 나의 전공이었다. 의류학과를 전공한 내가 수학을 잘 따라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셨다. 충분히 그럴 만했다. 학창 시절 수학을 꽤? 잘했다(뻥을 쳤네 쳤어)라며, 강사 경험과 수학을 너~므 좋아한다고 어필했지만, 끝끝내 조건 부로 입학 약속을 주셨다.


'토플과 지원서류와 에세이 제출에 면접에 또... 아~ 정말 끝이 없구나.' 

교수님이 선택해주신 2과목 수업을 듣고서 A의 성적 레코드를 가져오면 된다였다. 그래서 난 또 Texas A&M의 옆 동네에 위치한 Blinn(전문대)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영어 면접의 비법은 이렇다.

면접을 평가하는 교수님도 사람이다. 얼굴을 보게 되는 경우는 외모 관리도 필수다. 면접으로 실력을 검증한다기보다는 얘가 어떤 얘인가 하는 인성과 그 사람으로부터 받는 느낌들이 중요하다. 컴퓨터로 영상 통화로 또는 전화 인터뷰를 보는 대학 교수님들도 계신다고 들었다. 실제로 면접을 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다. 내가 아는 분은 갑작스러운 시간에 전화 인터뷰에 걸려 낭패를 본 경우도 들었으나,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직접 만나는 경우였기 때문에, 나만의 필살기 인상 좋은 척 웃기를 남발하며 깔끔한 옷차림(정장은 오버인 것 같아, 네이비 정장 팬츠, 화이트 니트, 그레이 레더 백팩에 네이비 스웨이드 로퍼)과 머리는 미용실(텍사스 미용실은 비싸서, 집에서 머리 해주시는 분께 갔다)에 그때 당시 거금이었던 70달러를 내고, 머리고 쫙 피고 단정한 단발로 갔다.


영어로 말하기는 스피킹에서도 말했지만, 예상 질문들에 예상 답안을 부지런히 연습하는 것(너무 많이 연습하다 보면 유창하게 말하는 것?처럼 연기가 가능해진다.)으로 어느 정도 영어 커버가 가능하다. 면접 인터뷰에서 듣기도 교수님이 하실 말씀들도 어느 정도 한정돼있으므로, 아이들 생일 파티에서 미국인 아이 친구 엄마들과 수다 떠는 것보다 더 쉽다. 무엇보다 영어로 면접은 다급하게 말해서 많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보다, 미국인들의 속도보다 약간은 느려도 괜찮으니 침착함,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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