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도 있군
미국의 대학마다 요구하는 서류가 다 다르지만, 기본적인 틀은 비슷할 것이다.
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지원서, 3명으로부터의 추천서, 영어성적표(Toefl 또는 GRE도), 대학 졸업 증명서와 성적표가 있다.
지원 서류를 작성하기 이전 작업은 지원할 학교들의 리스트를 뽑는 것이다. 토플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지원할 학교를 몇 군데 정해 놓으면 수월하다. 학교마다 지원자 자격인 토플 점수부터 필요한 서류 등 요구 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지원하는 대학을 서칭 할 때, 미국 내 학교 순위를 대략 보여주는 사이트를 보면 많은 도움이 된다. 학교 네임 밸류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전공마다 대학의 수준은 일반적인 인지도와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꽤 많다. 학교를 정했다면, 전공학과 교수들의 전문 연구 분야를 파악한다. 자신의 관심도와 같은지도 봐야 한다. 이는 학교 교수들의 논문 제목과 연구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살피면 알 수 있다. 교수진 프로필이 꽤 상세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만 보아도 정보는 충분하다. 교수님께 직접 이메일을 보내 질문을 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 방법(이 이야기는 글 후반에 나온다)도 추천한다.
나의 경우는 특이하게 거주하면서 지원한 케이스라 원서를 제출한 곳은 실제로 1군데였지만, 대부분의 유학 준비 시, 지원 대학 리스트가 3~4군데쯤 될 것이다. 토플 80이 나오고 나서, 나는 지원할 수 있는 학교를 몇 군데 더 서칭 해놓았다. 혹시 Texas A&M이 떨어질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해서... 서칭 하는 데만 하루 종일 작업해도 일주일은 걸린 듯하다. 교육학과 중에서 GRE 없이 토플 80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들을 보았다. 생활하는 지역도 고려했다. 아무래도 LA와 뉴욕은 처음부터 제외했다. 어마 무시한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기에.
그중에 3~4군데 대학들이 추려졌었는데, 나는 우선 그 대학 교수님들께 지원하기 전 궁금한 사항에 대한 질문과 지원에 관심 있다는 메일을 보냈었다. 메일의 내용은 교육학과를 지원하는 목적, 장학금 여부와 그 대학만의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굉장히 호의적이고도 친절한 답장을 보내주셨다.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이렇다. 정말 궁금한 부분;프로그램 또는 장학금 여부도 해소하는 점도 있었고, 나의 큰 그림은 나를 기억해주십사 하는 어필이었다. 실력이 비슷한 지원자들이 있다면, 지원학교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며 적극성을 띄는 학생을 뽑지 않을까? 이는 정확하진 않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고 확신한다. 교수님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니까...
대략 지원 스케줄은 각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12~1월 정도에 가을 학기 신입생들의 원서 마감이 끝난다. 3~4월에 합격자 발표가 있고, 합격자들은 입학 준비와 Visa 발급 준비를 하게 된다.
내가 지원한 학교는 Texas A&M의 수학교육 대학의 석사 과정이었다. 그 전공은 STEM(수학 과학 융합교육)이 특화되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나는 지원서에 에세이도 포함되어 있어, 몇 주간 걸쳐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다. 이 대학에 왜 지원하는지에 대한 글과 더불어, 전공에서 요구하는 시험 형식의 에세이는 몇몇 질문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을 펼치는 형식이었다. "넌 학창 시절에 00을 성취했던 경험?"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나는 교육학과 지원자이므로, 학창 시절 나의 티칭 경험과 리더십을 발휘했었던 대표로 활동했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그리고 강사 시절의 경험을 쓰면서, 왜 교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나의 사명감과 열정을 어필하는 에세이도 썼다. 마지막 문제는 굉장히 주관적이고 긴 지문의 글을 요구했다.
교육 주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A4 2~3페이지 정도? 쓰는 것이었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어쨌든 써야 하므로, 무작정 있는 척 글을 썼다. 새벽에도 쓰는 열의를 보였으나, 역시나 소재가 별로였다. 미국인 할머니 튜터에게 제출 전 보여드렸는데, "너의 글은 너무 지루해. 임팩트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 그 글을 지우고 다시 시작했다. 아이디어로 머리를 싸매다 어느 날 카우치에 앉아 우연히 한국 TV를 보게 되었다. 그 프로는 유럽 교육 현장에 대한 다큐멘터리였다. '아, 간절하면 내게 길이 열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 보여준 선진 교육 방식과 평가 방식 등을 주제로 잡아, 방대한 자료 조사를 거쳐 나만의 아이디어를 제시하면서 좋은 에세이를 완성할 수 있었다.
'아, 간절하면 내게 길이 열리는구나!'
지원 에세이는 여러 종류가 있다(나의 경우는 교육학과의 특성일 수 있음을 참고 바란다). 각각을 잘 써야 한다. 자기소개와 지원 동기를 쓰는 에세이가 있다. 여기서는 전공에 어필할 수 있는 나만의 장점과 열정, 그 학교만 갖고 있는 00 프로그램에 대한 지대한 관심 그리고 그 학교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다. 미국의 대학들은 자기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정말 대단하다. 교수님과 학생들이(심지어 학생들 가족들도) 학교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수업에 임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옆 동네 학교 티셔츠 색깔 옷은 일부러 안 입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 연. 고대만 그런데 말이다. 전공과 관련된 주제 에세이에서는 (뻔한 것 말고) 트렌드와 임팩트가 있는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전공에 관련된 미해결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포함하면 좋다. 각 전공마다 시기별 이슈화되는 주제들이 있으니, 이를 주제로 삼되 참신함을 가미하면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