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담을 통해 배운다 2
나에 대한 분석을 해보자면, 당연히 쓰기, 라이팅 점수는 어느 정도 나왔어야 한다.
(앞선 글에서 평소 잘 듣는 습관을 들이지 않아 리스닝이 망했다는 실패담에 따라) 왜냐면, 이 유명한 브런치에서도 나만의 공간에서 요렇게 글을 쓰고 있으며, 이번 해 봄에 자기 계발서 에세이도 발간한 1인으로서 말이다. 지가 엄청 글을 잘 쓴다는 뜻은 감히 아니오나, 그래도 리스닝 경험을 통해 알게 된 바,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나마 자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외국어로 글쓰기도 좀 잘하지 않을까 하는 아니, 뭐 적어도 유리하지는 않을까 하는 뭐 그런 추측은 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라이팅 점수도 리스닝과 다를 바 없었다. 단지, 시험 볼 때 문제가 많고 들리는 부분을 한 번 놓쳐버리는 망하는 리스닝보다 스트레스를 조금 덜 받았다는 것 밖에는... 하지만 나는 라이팅을 잘하는 비법과 내가 망친 이유를 알게 되었다. 토플 말고, 학교 수업을 통해서...
내가 토플 라이팅을 망친 이유는 간단하다. 매일 글 쓰기를 꾸준히 하지 않았다. 하루에 6시간 정도 공부를 하면 리딩, 리스닝과 스피킹 공부를 하면 시간이 부족했었다. 라이팅은 왠지 만만하게 봐서도 있었고, 게으른 탓도 있었다. 무엇보다 워낙 글쓰기라는 작업에 어려서부터 몸에 밴 것이 아닌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공부를 하는 시간에 글쓰기 작업을 넣는 것에 꽤나 어색했다.
에세이를 쓰는 것을 미국 학교에서는 중요시한다. 한국과는 평가방법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나 또한 그랬다. 학교 다니면서, 외우는 공부만 해보았지 내 의견을 생각해보고 표현하기:토론, 쓰기 등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이 먹통이다. 토론과 글로 쓰기 표현은 학업과 사회생활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한 분야인데 말이다.
나중에 Texas A&M을 다니면서, 교육학과 커리큘럼에서 페이퍼를 (A4 1~3페이지) 일주일에 2,3편은 제출했던 것 같다. 그때 나는 영어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다. 나중엔 페이퍼로 평가가 주로 이루어지는 과목은 전부 A를 받았었고, 교수님들께도 칭찬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물론 1페이지를 쓰는 데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걸리긴 해도.
라이팅 연습은 심플하다. 부지런함이다. 일주일에 5일 이상 한 가지 주제(토플 기출문제)를 가지고, 자신만의 생각을 에세이로 컴퓨터 타자로 쓰는 연습을 하는 것. 쓰고 나서, 영어권 선생님께 에딧팅을 볼 수 있는 게 가장 유리하다. 나 같은 경우는 미국 할머님께 시간당 20불을 주고서 10번 정도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 있어도 영어권 학력이 있는 실력 있는 교사에게 한 달에 2번이라도 1대 1 과외를 받을 수 있음이 가장 좋을 듯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쓰기 실력이 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내가 글을 많이 써보는 것이다. 과외의 장점은 미국인들이 주로 많이 쓰는 표현이나 에세이를 쓰는 형식들을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사실상 독학하면서 영어권 선생님께 과외를 받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건이 안 될 경우가 많다. 'Grammarly' 이용을 추천한다. 구글에서 검색하면 나온다. 영어 오타나 문법 오류를 수정해 주는 서비스인데, 이는 무료나 유료버전이 있다. 이것을 이용하여 틀린 부분을 수정하고 고치는 작업도 반드시 필요하다. 브런치에도 있는 맞춤법 검사(얼마나 고마운지)처럼, Grammarly의 무료 서비스는 기본적인 문법의 오류나 오타를 잡아주며, 유료는 더욱더 자세하게 교정을 봐준다.
아무래도 한국인이 표현하는 영어식 쓰기는 미국인들이 단박에 알아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영어 표현들을 실상 미국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고리타분한 표현인 경우가 많았다. 한국말로 먼저 생각하거나 쓰고 나서 영어로 쓰는 것보다, 처음부터 영어 문장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야? 할 수도 있지만, 영어로 글쓰기를 계속해보다 보면 그런 감이 오게 된다. 또한, 너무 어려운 단어나 멋져 보이는 표현보다는 직관적인 표현과 주장이나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재미있는 예시와 문단 앞에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으로 글의 흐름이 명확하고 간결하고도 직접적인 스타일을 선호한다.
이는 토플 쓰기에서가 아닌, 후에 수 백 개의 페이퍼를 내며 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되었다. 학교에 (Texas A&M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미국 대학교에 있을 것이다) 대학에 "Writing Center"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 미국인에게서 1:1로 쓴 글에 대한 교정을 받으면서, 내가 표현하고자 할 때 적절한 단어 표현이나 문법이나 어색한 글의 흐름을 지적받을 수 있었다. 그것도 공짜로! 이 서비스를 거의 매주 1~2번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다.
라이팅의 승부는 이거다. 한 주제에 관한 나의 생각 펼치기 글을 거의 매일 1씩 써보고, 교정을 해보는 것. 그리고 문장들을 이어주는 접속사나 문단을 시작하는 단어들 표현을 알아둔다. 그리고 다양한 형용사와 동사들도 필수! 그리고 내가 미쿡인이 된 것처럼 영어로 먼저 생각하고 써보는 것.
라이팅은 재미있게도 스피킹에도 큰 도움이 된다. 라이팅을 많이 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며 자주 쓰는 표현들이 자연스레 머리에 콕 박히게 되는데, 이는 말을 할 때 꽤 유용하게 쓰인다. 저절로 영어의 유용한 표현들이 라이팅으로 자연스러운 암기가 되기가 때문이다. 어릴 적 깜지로 암기 공부를 하는 이유처럼...
이는 영어 바보였던 내가 그래도 (지금도 썩 잘하진 못하지만)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그래서 유명한 작가님들 보면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하시는 분이 많다. 아 그럼 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희망을 가져본다. 이야기 재미있게 좔하는 작가 되기~!
이렇게 나는 리딩, 리스닝, 스피킹과 라이팅 4 영역을 잘 마쳤다. 12번째 토플 시험에서 80점이 나와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이제는 본격적인 지원 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