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스크립트로 승부하라
토플(IBT)시험은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 순이다.
이 시험은 읽고 듣고 말하고 쓰는 능력을 봄으로써, 지원자가 영어권 대학에서 원활히 수업을 듣고 학위를 진행할 수 있는 여부를 보기 위함이다.
나는 스피킹 점수가 높게 나와서 터무니없이 낮았던 리스닝 점수를 커버한 케이스다. 스피킹 점수가 22점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반에는 10점 초반대 였다.
스피킹이 20점만 나와줘도, 80-90점대는 노력하면 맞을 수 있는 것 같다. 스피킹에 대한 나의 생각과 경험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것이다. 누구보다도 긴 시간 동안 헤매면서 얻은 스피킹을 잘 보는 나만의 비법이다.
1. 스피킹의 비법은 나만의 대본을 가지고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유형의 문제가 나오는데, 그 문제들을 듣고 직접 말하고, 더 나은 대본을 만들어보고 2. 녹음하고 또 연습한다. 타고난 버터발음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채점의 기준은 (내가 봤을 때), 미국인과 똑같은 발음을 하는 능력보다는 유창함(속도감 있는 스피치)과 자신감을 보는 것 같다. 물론 문제에 적합한 내용을 담은 답을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무엇보다 시간제한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정확한 대답을 한다고 해도, 3. 시험장에서는 순발력과 뻔뻔함이 필요하다. 말하기는 같이 시험 보는 학생들의 말하는 것이 다 들리기 때문에, 설령 다른 학생들이 말하고 있고 나는 문제를 듣고 있을 때라도 집중해서 내 문제만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나 혼자 말하는 뻘쭘함이 있더라도 자신 있게 큰 소리로 적당한 속도감을 갖고 말해야 한다. 난 초반에 시험 볼 때 다른 학생들이 듣고 있는 것 같아 창피하고 위축돼서 스피킹을 망쳤었다. 타이밍이 희한하면, 나 말고 다른 응시자들은 문제를 듣고 있고 나 혼자 말하고 있는 웃픈 경우도 있다. 문제에 대한 답을 빠른 시간 내 또한 중간에 끊기지 않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무엇보다 남들 신경 안 쓰고 오로지 내 문제에만 집중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만의 대본이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시험 볼 때 기억나는 스피킹 기출문제가 "주말에 뭐하냐?", "학교에서 공부할 때 어땠냐?" 하는 문제들이 자주 나왔던 것 같다. 문제는 정말 무한대 경우의 수로 기출 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대본을 다 작성할 수는 없다. 대신, 대본이 어느 문제건 폭넓게 응용할 수 있는 답안, 어떤 상황을 빈칸에 넣는, 4안 정도 만들어 놓으면 이리저리 응용할 수가 있다.
그 대본이 지금은 없어, 정확한 한 글자 한 글자는 모르겠으나,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나는 ---를 했었고, ---경험으로 인해, 동기 부여되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나는 가족들과(또는 친구들과) ---하면서 즐겁게 보내서 참 좋았다.""나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또는 "나의 장점이나 특성"을 나열했던 대본이었다. 자주 썼던 단어는 "fun, brave, broad, experience, life, good, inspired, perspective, feel, think...."등이 떠오른다. 주로 긍정적인 뜻과 단어들이었다.
마련한 대본들 4안을 가지고, 계속 줄줄 읊었다. 핸드폰 녹음기의 쓰임이 좋다. 정말 완벽히 외우면, 안 외우 것 같다. 무슨 말이냐고? 너무 자연스럽게 천연덕스럽게 말해서 유창한 척 완벽한 연기를 하는 것이다. 뒤통수만 딱 한대 쳐도 줄줄줄 나올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생각을 다 정리하고 답을 말하면 이미 주어진 시간은 끝이 나있다. 한 문제당 4 문장 이상을 말해야 한다. 내 발음을 들으면서 수정하면서 연습한다. 무엇보다 인토네이션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플로우로 말하는 것.
미국에 거주했던 경험상, 미국인들은 자신감 없고 소심한 애티튜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사람이나 그렇지만, 한국인 특유의 겸손함과 약간 부끄러워 보이는 듯한 애티튜드(아니면, 확실한 No를 외쳐야 한다)는 그들에게는 미덕이 아니라, 뭔가 숨기는 또는 모자란 혹은 음흉한 사람으로 여기곤 한다. 확실성 보이는 태도는 듣는 이에게 (발음이 약간 구리더라도) 신뢰와 좋은 느낌을 준다. 그런 습관은 나중에 대학에서 공부를 할 때도, 살아갈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이리저리 쓰일 수 있는 4. 다양한 형용사들을 많이 알아두고 가는 것이 스피킹 연습에 좋은 것 같다. 일주일에 4~5번 정도 30~40분 동안 기출문제들에 대해 답하고 녹음하고 여러 단어와 표현들을 찾아두고 외워둠이 가장 도움이 될 것 같다.
한국인이 스피킹에 약할 거라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그런 것을 깨는 것이 돌파구가 되는 것 같다. 무엇이든지!
그곳에서의 난 나이가 30 넘어 혼자 마트에서 컴플레인도, 핸드폰 가입도, 은행 계좌 오픈도 못하고, 병원에서 간호사의 질문도 못 알아듣고 괜히 Yes를 하고서, 안 해도 되는 검사를 하고 청구서에 찍힌 600불을 경험한 적도 있었다. 한마디로 난 영어 루저였다. 나란 사람도 독학으로 스피킹을 연습해 22점을 받았으니, 도전하는 그 누구도 나보다 훨씬 더 쉽고 짧은 기간에 원하는 스피킹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토플을 준비하는 한국분들 중에 스피킹을 되려 포기하고 다른 영역에 중점적으로 하는 리뷰를 많이 보았는데, 나란 사람도 했었다면 그리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리라. 오히려 다른 영역보다 가장 짧은 시간 (단, 주 5일 이상) 연습해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가장 감사한 스피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