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와 뇌 MRI를 찍었다.
담당자가 ‘폐쇄공포증 없으시죠?’하고 묻는데
그 순간 답답증이 느껴졌다.
답답한 걸 좋아할 사람은 없었다.
사실 난 어릴 적 이불속에 스스로 들어간 놓고도
갑자기 죽을 것 같은 답답증에 신경질적으로 빠져나오곤 했다.
심하진 않지만 폐쇄공포증이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며 더 심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검사를 위해서는 필요하니 우선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계속 되뇌었다.
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되뇌는 건 내가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누구든,
그게 나라도
나를 위로하는 말을 듣는 건 힘들 때 도움이 된다.
위로가 된다.
이어서 손을 맞잡는다.
이렇게 저렇게 내 손을 서로 잡아본다, 잡아준다.
한결 나아진다.
'우리는 스치는 살결에서 큰 위로를 받는구나.'
손잡기의 큰 힘을 느낀다.
그때 내가 잡아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이, 더 자주 잡아줄 걸 하는 생각.
그 생각이 다짐이 되고,
후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