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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진 Feb 13. 2021

자주 하는 말 2

그동안 널 때려서 유감이었어


오늘은 수현이가 자주하는 말.
32개월 수현이는 말문이 트여서 엄마 아빠 형아가 하는 말들을 모두 스펀지처럼 흡수해서 따라한다.

뭔가 잘못할 때 나나 할머니가 주로 하는 말이 '자꾸 그러면 엉덩이 세게 맴매한다!' 이제 수현이의 주요 라인.
우유나 음식 쏟을 때마다 아빠가 말하는 '이게 뭐야! 누가 이랬어!' 수현이가 억양까지 정확히 카피해서 다른 가족들을 나무랄 때 쓴다. '이게 뭐야아~'
아이들 앞에서 뭔갈 만들어주고 으쓱대며 내가 하던 말. '이것 봐라 어때 멋지지?' 역시 수현이의 주요 대사다. '엄마엄마 이것봐 이것봐 어때? 멋지지?'
형아가 화났을 때 아기들한테 으름장 놓던 말 '형아 지금 화났어!' 수현이도 이제 수시로 쓴다. '수현이 지금 화났어! 흥!'
응용 버전도 있다. 달래줘서 화가 풀리면 '수현이 지금 화났어 아냐 이제 괜찮아' 슬프고 서운할 땐 '수현이 지금 화났어 아냐 수현이 지금 슬퍼'
형아랑 싸울 때 형아가 하는 말 '수현이 이놈! 너 죽을래!' 심지어 목적어도 변경하는 놀라운 응용력을 보인다. '엉아 이놈!! 너 주으래!!'

묘하게 책 읽는 것 같은 독특한 억양과 그만의 독특한 문법이 매력적이라 요즘은 나와 현욱이도 수현이 말 따라하기 놀이를 한다. 제법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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