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회복하는 주말
한 주를 마무리 하며 돌이켜 보니 지난 한 주는 무척 정신이 없던 한 주 였다. 우선 코로나 후유증인지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운동을 하는 도중에도 평소 했던 것도 버거울 정도로 체력이 떨어진게 느껴졌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걸 잃게 된다는 말이 실감 났던 한 주였다. 몸에 활력이 없으니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애써 하루 하루를 지내고 나니 또 다시 주말이 왔다. 지친 마음과 몸을 회복할 것이 필요했다.
이번 주말도 어김없이 꽃을 만졌다. 이번 주에는 꽃바구니 예약 건 작업을 했다. 대형 꽃바구니 작업 건이라 풍성해 보여야 하기 때문에 얼굴이 큰 꽃이 필요했다. 한편, 소재를 가능한 길게 써야 상품이 커보이기 때문에 잎 모양이 예쁘고 길게 쓰기 편한 꽃을 선택했다.
01. 매스 플라워로는 기본 중에 기본 꽃인 거베라, 아지자 장미, 카네이션을 가져왔다. 소재는 레몬 트리, 남천 잎, 네프로네피스 (일명 보스턴 고사리)를 넣어 꽃 사이 사이를 채웠다. 포인트 꽃으로는 검붉은 벨벳 질감의 석죽을 넣어줬고 남천 열매, 카랑코에, 시레네 등을 필러 소재로 이용했다.
02. 전체적인 모양을 구상하고 남천, 네프로네피스, 레몬 트리 그린소재로 라인을 잡았다. 금어초를 추가하여 라인감을 주었다. 금어초는 긴 줄기에 꽃이 붙어 있는 형태로 라인감을 표현하기에 유용한 소재이다.
03. 메인 꽃은 은은하게 핑크 색상으로 표현하고 싶어 아지자 장미와 코랄톤의 거베라를 사용했다. 아지자 장미의 꽃잎은 크림 색이나 끝부분이 분홍빛이 돌아 다른 꽃과 매치하기 자연스럽다. 분홍색 카네이션으로 아지자 장미의 분홍빛과 매치 하였다.
04. 포인트로 사용되었던 석죽은 내가 좋아하는 꽃중 하나다. 패랭이 꽃이라고 불리는 석죽은 꽃 사이에 있는 그린이 세련된 느낌을 준다. 색상도 여러 종류라 꽃으로 써도 좋고, 그린 처럼 써도 자연스럽다. 꽃들 사이 사이에 남천열매, 카랑코에, 시레네를 꽂아 두었다. 남천 열매와 시레네가 자칫 밋밋해 보이는 소재들 사이에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05. 바구니에 사용되고 남은 소재로 꽃다발을 잡아보았다. 연두 빛의 남천 열매가 꽃 묶음의 싱그로움을 더한다. 남천은 일본어 한자음으로 '어려운 사태가 바뀐다'라는 발음과 비슷하여 길조를 상징하는 나무라고 한다. 꽃들의 의미를 알고 꽃들을 대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가치가 더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