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체어백(Chair Back) 장식
오랜만에 새벽에 일어나 양재 꽃시장을 들렀다. 매번 밤 12시가 넘어 제일 사람 많은 시간에 고속 터미널 꽃시장을 갔을 때는 엄청 정신이 없었는데 오전의 양재는 비교적 한가한 느낌이 들었다. 양재에서 꽃장사를 하셨던 부모님을 통해 알게 된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필요한 것들을 좀 사고 오늘 체어 장식(Chair Back)을 위한 꽃을 구매했다. 체어 장식은 말그대로 의자를 장식하는 것으로 의자 뒤 쪽에 생화 또는 조화로 장식하며 주로 웨딩에 많이 사용 된다.
오늘 시장에서 데려온 꽃들이다. 거베라, 튤립, 라넌큘러스, 카네이션 등 기본 꽃 들을 사왔다. 꽃들은 한송이 한송이 보는 것도 예쁘다. 이를 어떻게 조합하는 지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이 점이 꽃의 매력이다.
오늘 쓴 꽃은 라넌큘러스, 시레네, 카네이션, 별튤립, 거베라, 리시안셔스이다. 은은한 분홍 코랄 빛의 라넌큘러스가 작품의 우아함을 더해준다. 라넌큘러스는 줄기가 물에 닿으면 부패하기 쉽기 때문에 끝 부분만 물에 잠길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체어백(Chair Back) 디자인은 갈렌더 오아시스를 쓴다. 갈렌더 오아시스를 케이블 타이로 고정하여 작은 갈런데어 꽃을 꽂는다. 오아시스가 작기 때문에 가벼운 꽃들과 소재들을 꽂아 너무 무거워 지는 것을 방지한다. 양 끝 쪽 부분이 뭉툭할 경우 너무 무거워 보일 수 있으므로 양 끝 부분을 날렵하게 처리하여 가벼운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 한다.
필러 꽃으로 귀여운 퐁퐁 소국과 시레네, 스노우베리를 썼다. 밥풀이 달린 것 같은 모양의 소국이 너무 귀여워서 냉큼 가져왔다. 이 꽃을 이용해서 부케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동생의 작업물은 비비드한 컬러가 돋보이는 체어장식이었다. 주황과 파란색은 보색이다. 같은 꽃을 쓰더라도 어떤 사람이 만드느냐에 따라 작품이 달라진다. 동생과 나는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 나는 꽃을 많이쓰는 편인데 동생은 소재를 더 중심으로 쓰고, 나는 파스텔 톤을 좋아하는데 동생은 조금더 트렌디한 칼라를 좋아한다.
두 작품을 비교해놓고 보니 사용하는 꽃도 다르고 정말 스타일이 다른 다는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