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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경민 Dec 27. 2019

맥주는 몇 도까지 만들 수 있을까?

맥주 효모의 생존 알콜 도수

맥주를 즐기는 맥주 매니아들은 한 번쯤은 궁금하게 생각해 봤을 질문이다. 맥주의 알콜 도수는 얼마까지 가능할까? 일반적인 맥주의 제조 방법으로는 사실상 20도 (20% abv) 넘기 어렵다. 보통 알콜 함량 18% 정도 되면 대부분의 효모균이 맥주 내의 알콜 때문에 사멸하게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기는 라거 맥주들이 거의 4~5% 대의 알콜 함량을 나타낸다. 


그런데 판매되는 고알콜 맥주들을 보면 20%를 넘는 정도가 아니라 40%, 60% 대의 알콜 함량을 자랑하는 맥주들도 있다. 스코틀랜드의 스네이크 베놈 (Snake Venom)이라는 맥주는 67.5% abv를 자랑한다. 실상 이렇게 높은 고도수의 맥주는 맥주로써의 음용성이 떨어지는 균형이 깨진 맥주라 해야 옳다. 하지만 맥주 브루어리들은 그들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마케팅 요소로 이슈화 하기 위해서 이런 고알콜 맥주를 생산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효모균이 알콜 함량 20% 내외에서 사멸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런 고알콜 맥주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높은 도수의 위스키나 보드카와는 어떻게 다를까?


위스키는 발효가 끝난 술에 열을 가하여 물보다 빨리 증발되는 기화 알콜을 잡아 냉각시켜 다시 액화 알콜로 증류하는 방식으로 높은 알콜 도수의 술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고알콜 맥주는 위스키나 보드카 등의 증류주와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고알콜 함량의 맥주를 만들어낸다. 


20도가 넘어가는 고알콜 맥주는 다른 증류주와는 달리 열을 가하여 순도가 높은 알콜을 얻어내는 방식이 아니다. 반대로 온도를 낮춰 수분을 제거하는 아이싱 (icing) 공법을 용하게 된다.  물은 0 도에서 얼지만 알콜은 영하 114도에서 언다. 따라서 발효가 끝난 맥주의 온도를 물의 결빙점 이하의 영하로 낮춰서 수분을 얼려 얼음을 제거하여 맥주 단위 부피당 알콜 함량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공법을 분별 동결(fractional freezing) 또는 동결 증류(freeze distillation)라 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고알콜 맥주 한 병이면 홈파티에서 여러 명이 나누어 마시고 흥겨워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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