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_2024년 3월 16일_1240_1900
2024년 3월 16일 토요일
1240 OFF
오늘이 어제인지 어제가 오늘인지 모를 뭉개진 시간 속에서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주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여파가 오래가면 어쩌나 싶었는데, 한 이틀은 계속 생각나고 나의 성급함에 대해 자책했지만 곧 괜찮아졌다. (그의 운동영상에 '좋아요'는 누를 수 있지만, 영상은 못 본다.) 그래도 고백한 그 주말에는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건지 며칠 사이에 몸무게가 2킬로나 줄어서 놀랐지만, 몸무게도 금세 회복했다. 또 이사 온 동네의 새로운 헬스장에 등록해서 두 달 만에 웨이트도 다시 시작했다. 그제 하루 걸렀지만, 사흘 웨이트하고 하루 클라이밍하고 미미한 운동인으로서의 삶 시작이다. 마지막으로 드레스룸에 화장대와 거실의 책꽂이가 들어오면서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아 안착했다. 집이 커서 여전히 다소 휑한 느낌이 남아있지만, 원래도 약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는 했던 지라 살면서 천천히 과하지 않게 채워나가보려 한다. 어쨌든 새로운 동네, 새로운 집에서의 새 출발 준비를 마쳤다.
근데 매 끼니를 챙겨야 하는 것도 귀찮고, 집이 커진 만큼 청소도 오래 걸린다. 가구가 많아지니 걸레질할 곳도 많아졌다. 게다가 이 집은 날파리가 왜 이리 많은지(아직은 추운데 여름이 되면 어떻게 될지 아찔하다). 늘 쓰던 침대인데도 아직 집이 낯설어서 그런지 잠자리도 불편하고, 너무 섣부르게 전기장판을 넣었는지 간밤에 추워 웅크려 잤더니 몸이 개운치가 않다. 충분히 늦잠 자고 일어나 식사를 하고 나서 또다시 침대로 슬그머니 돌아가 긴 낮잠을 잔다. 신생아만큼 잔다. 이게 무슨 생활인지 모르겠다. 왜 계속 졸린가.
1250 – 1305 점심 (간장버터계란밥)
1330 – 1455 어깨/팔 웨이트+천국의 계단 10분+자전거 20분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다. 헬스장이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아 시끄럽다. 음악이 필요할 거 같아서 유튜브 오프라인 음악 저장 기능을 이용하고자 데이터는 끈 채로 핸드폰을 켰다. 플레이리스트 제목은 [운동할 때 듣기 좋은 노래 모음]이다. 오랜만에 깔끔하고 다양한 기구로 운동하니 할 맛이 나긴 하는데, 운동을 하니 식욕이 돌고, 땀 흘린 (사실 땀 잘 안 흘림) 보상으로 디저트도 더 야무지게 챙겨 먹어서 운동 목표에 다가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주 웨이트 시작한 이래로 몸무게는 더 올라갔다.)
올해 운동 목표: 체지방률 15%(현재 19%), 풀업 5개(현재 0개), 푸시업 5개(현재 0개)
1515 – 1550 집 도착 후 샤워
1550 – 1700 집안일(빨래 개기, 화분 물 주기, 설거지, 커피메이커 세척, 욕실 청소, 청소기 돌리기)
1700 – 1730 독서 박완서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1730 – 1810 이른 저녁식사(링귀니 파스타)
점심도 든든히 먹었는데, 왜 벌써 배가 고프담…
(이후 늦은 저녁식사를 또 했다... 진짜 계속 배고프거나 계속 졸리거나. 이건 거짓 배고픔이야!!)
1810 – 1900 독서 남예지 <재즈, 끝나지 않는 물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