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과 준비
오늘은 1월 17일 토요일이다. 나는 새 해를 맞이하여 '주간 내 인생보고서'라는 브런치 북으로, 조금은 거창하게 매주 일요일 업로드를 한다고 브런치와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실 소중한 여러분과 약속을 해두었다. 그렇게 주말에 늦은 점심을 먹고 게으른 몸을 이끌고 나왔다. 사실 누가 내 글을 기다리고 있을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럼에도 매주 글을 올리며 언젠가 꿈을 이루기 위한 작은 점을 찍어두고자 한다.
오후 3시 낙성대역 근처 한 카페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 근방에 서울대학교가 있어서 그런가 어딜 가더라도 열심히 자기 일에 몰두한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덕분에 나도 카페에 나와 많은 사람들이 속에 있더라도 혼자 일을 보는 게 참 편안하다.
2026년도 나는 한국 나이로 서른둘 그리고 만 나이로는 서른 살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목표 중에 하나로 나 스스로에게 조금 더 솔직해는 것이 있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글로 풀어써보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성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부끄러움 그리고 불안함과 부족한 부분을 고백하면서 조금은 공금과 위로를 건넬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용기를 내어 한 가지 고백해 본다.
내 꿈은 작가다.
근데 무슨 작가? 어떤 글을 써보고 싶은 건데? 책을 낼 만큼의 실력과 역량이 있나? 그래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거지? 또 그냥 무작정 책을 내면 작가인가? 네가 글을 통해 어떤 영향력을 줄 수 있으며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나? 또 그만큼의 열정과 시간을 들여 노력을 하고 있나? 진심으로 작가가 되고 싶은 게 맞나?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있나? 언제나 머릿속은 끊임없는 목소리와 채찍질로 복잡하다. 때문에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입 밖으로 꺼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깊숙한 곳에 언젠가는 글을 통해 밥 벌어먹고 살아가고 싶은 꿈을 놓을 수가 없다.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는데 돈이 되지 않아도 그냥 즐겁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앉아서 생각을 써 내려갈 수 있는 글이 좋다. 뭔가 주제나 사물을 특정해 써 내려갈 생각을 하면 일상의 작은 구석 하나하나가 특별하게 보인다. 쓰고자 하면 지루했던 삶이 풍부해지는 걸 느낀다. 구체적인 방향을 몰라도 좋은 건 확실하다.
그러나 나는 지금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행정 직원이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외모와 성격 그리고 능력을 가지고 어디에나 어울릴법한 무채색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남들과 똑같이 월급 받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내가 마음 한구석에 숨겨놓은 꿈은 이야기한다면 모두가 뜬 구름 잡는 사람이라며 비웃을 것만 같았다. 어쩌다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도 늘 장난을 섞어 자조적인 투로 아주아주 가볍게 꺼내 놓는다. 언제나 진심은 꺼내놓는 게 조심스럽다.
이번 주도 별 일 없이 지나갔다.
여기 회사는 상대적으로 휴가가 많다. 국제기구에 속해서 한국의 일반적인 회사와 조금 다른 특수성을 띤다. 그래서 보통 일 년에 25~29개의 휴가가 주어지고 다 못쓰면 내년으로 넘어간다. 어느덧 3년 차인 나는 26년도 올해는 40개 이상의 휴가가 주어졌다. 사용하는 것도 자유로워서 감사하고 좋은 복지인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이것은 내 삶과 별개다.
단순하고 강도 높지 않은 업무는 삶에 권태라는 선물을 안겨 준다. 무기력하게 만들며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매일 느끼게 해 준다. 출근하면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는 내가 싫어진다. 그럼에도 돈과 편리한 생활을 위해 때려치우지도 못하는 내가 스스로를 갉아먹게 만든다. 주변의 절친한 사람들도 내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여전히 자기반성과 검열 그리고 생각이 많은 나다. 그만 좀 해야지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다. 어쩌겠는가 이 또한 나인걸.
이번 주에는 본격적으로 이직할 회사를 알아보다가 얼어붙은 채용시장과 현실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우선 퇴근 후 이력서를 정리하고 링크드인과 피플앤잡 프로필을 업데이트했다. 정말 보잘것없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올해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을 품었다. 그리고 내가 필요 없다는 회사의 거절을 한 4-5개 받은 것 같다.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지 생각해 봤다. 그러다가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행히 가족과 친구들도 걱정할 것 없이 잘 지내고, 해외에 가서 더 좋은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더 늦기 전에 도전을 결심하고 이직을 투트랙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국내와 국외로 나누어 회사를 알아보고 국가, 비자, 급여, 문화 등 최소한의 여건 조건을 적어봤다. 과연 나를 받아주는 회사와 나라가 있을까? 불안해서 국내 회사에서도 좋은 공고가 나왔는지 같이 보는 중인데 정말 어렵다. 언제나 나를 봐달라고 기회를 달라고 어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냥 해보는 수밖에 없다. 내 유일한 전략이라고 하면 꾸준함 하나다.
그리고 이번 주에 읽은 올해의 첫 책은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라는 최은영 작가의 단편집이다. 또 다른 책으로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을 집어 들었다. 다음 주에는 어떤 책을 읽어볼까. SNS 시간을 줄이니 틈날 때 시간 내 책 읽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얼마나 인스타와 유튜브 쇼츠를 보고 있었던 건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운동도 주 3일 목표했던 것을 채웠다. 운동만큼 정직한 게 없다고 했던 모델 한혜진 님의 말이 생각났다. 바로 결과가 보인다. 바른 자세를 애쓰지 않아도 근육이 잡아준다. 감사한 일이다. 크로스핏을 곁들인 복싱을 배우고 있는데 정말 재밌다. 매주 한계를 넘어서는 느낌을 받으며 땀을 쫙 빼고 샤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운동은 목표를 했다고 하지만 원래부터 잘 갔던 거라 조금 찔린다. 이 것도 목표라고 할 수 있을까.)
진짜 목표했던 영어공부를 못했다. 손을 놓아버렸고 결과는 처참하다. 최소한 주 2회라도 공부해 보려고 했는데 전혀 손을 못 댔다. 아직도 영어 방랑자 생활을 하고 있다. 나만의 방법을 찾지 못했다. 과연 언제 나는 정착할 수 있을까.
2026년도 1월 셋째 주 아직까지 새해 결심을 유지해 매일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고, 이렇게 주 1회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작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매년 작지만 소소한 것들이 모인다는 믿음, 결국 해낸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나아갈 것이라는 다짐을 해본다. 올해는 매주 '주간 내 인생보고서' 업데이트를 하면서 나와 함께 할 사람들을 위해 조금 더 힘을 내 보려고 한다. 모두들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