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넷째 주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by 코끼리

1월 넷째 주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났다.

한 달 만에 본가에 다녀와 '금토일'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매번 터미널에 마중 나온 아빠를 보면 그렇게나 반갑다. 아빠차를 타고 집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여놓고 기다리는 엄마 그리고 밝은 미소로 환영하는 언니 그리고 귀염둥이 강아지 초코가 나를 반긴다. 이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집에 가도 사실 나는 딱히 하는 일이 없다. 그냥 엄마가 해준 밥 먹고 산책하고 청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그래도 평소에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며 있다가 어리광을 받아주실 부모님이 곁에 있으면 나는 자연스럽게 고등학생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왠지 이 기분이 싫지만은 않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도 기다려주고 아껴주는 가족들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얻는다.


나는 굳이 무언가 하지 않아도,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다.


이번 주는 시대예보 책을 마무리하고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집어 들었다. 서울 집에서 다 읽지 못해 본가로 가져갔지만, 중간쯤 읽다가 두고 왔다. 아마 2월 명절에 다시 내려가면 끝까지 읽게 될 것 같다. 운동도 목표했던 대로 주 3회를 채웠다. 금요일 오후 반차를 쓰고 내려가느라 일정이 빠듯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지켜냈다. 다이어리와 감사 노트도 꾸준히 썼고, SNS 사용도 이전보다 줄였다. 이렇게 일상은 비교적 단정했지만, 마음 한편에 계속 남아 있던 것은 영어 공부와 이직 준비였다.


1월 넷째 주, 과연 새롭게 시작하는 2026년도가 될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는 틀을 깨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현실적인 선택에 타협하고 살아가지 말아야지 늘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비해 행동이 부족하고 정작 진짜 필요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다는 생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던 참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 집에서 가장 귀하고 예쁜 셋째 딸이다. 울 엄마 아빠한테 나는 컴퓨터도 핸드폰도 다 잘한다. 또 프린터 연결도 잘하고 공인인증서로 은행 업무도 잘한다. 또 강아지 산책도 잘 시키고 먹는 것도 안 가리고 잘 먹는다고 한다. 웃기도 잘하고 걷기도 잘하는 나는 최소한 우리 집에서는 만능 척척박사다.


이렇게나 아무것도 아닌 것까지 잘한다고 해주시는 어머니와 아버지다. 그저 잘한다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진짜 귀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세상에 어느 누가 나에게 그렇게 무조건적인 칭찬을 해 줄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새삼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고 행복일까 생각해 본다. 조금 부족해도 모자라도 괜찮다고 말해 줄 수 있는 것. 현실과 이상의 사이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나에게 힘이 되는 것은 이렇게 보듬어줄 수 있는 가족이었다. 물론 제각각 성격이 모두 달라서 100%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아껴주고 괜찮다고 해주는 마음만은 동일하다.


마지막까지 따듯한 사골국에 밥을 챙겨주시는 어머니와 또 추울까 봐 차 시트를 데워놓고 기다리며 터미널로 데려다주신 아버지께 사랑을 보낸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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