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다섯째 주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by 코끼리

2026년도 1월도 다 지났다.


나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또다시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하루하루 변한 것들과 변하지 않은 것들은 언제나 애매하지만 가끔씩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제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언니네 집에 놀러 갔다. 언니네 집에서는 작년 9월 태어난 조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었고 어느덧 4개월 차 뒤집기도 잘하고 방긋방긋 웃기도 잘한다. 금요일에 접종을 받고 컨디션이 좋지 못했는데, 그래도 예쁘게 맞이해 주는 아가에게 그리고 언니와 형부에게 고마웠다.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고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벌써 결혼한 지 2년이 다되어간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임신을 생각하고 있는 친구의 고민과 곧 다가올 명절을 두고 시댁에 가야 하는 언니와 친구의 부담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여전히 혼자인 나에 대한 걱정과 안쓰러움이 화두에 올랐다. 아직까지도 연애에 소극적인 나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단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 토요일이 끝나버렸다.


그 친구와 첫 만남으로부터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우리는 목표로 하던 대학, 취업, 결혼 등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했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재작년 결혼하기 전에도 우리 부모님께도 인사를 왔던 내 친구다. 그렇게 어제 주고받은 이야기를 되새겨보면서 우리도 많이 달라졌구나 느낌을 받았다. 관심사나 취향은 달라도 서로의 시간과 일상을 존중해 가면서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앞으로도 우린 그럴 것이고 가족들도 함께 살아갈 것이다. 가끔은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내 일들을 기억해 주는 친구에게 감사하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참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나는 그동안 이루었던 것들을 딛고 더 큰 목표를 세워 나아가는 중이다. 인생에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기준으로 찾아간다. 선택의 중심에 나를 두었더니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이번 주도 운동을 열심히 나갔다. 유일하게 목표를 완벽하게 이룬 것이 주 3일 운동하기와 다이어리 쓰기다. 이 두 가지는 올해 3월까지 지켜보고 목표에서 제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습관이 들었다면 더 이상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목요일에 하나 면접을 보았다. 외국계 컨설팅회사인데 1시간 남짓 채용팀과 온라인으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여전히 짧은 영어에 허우적거리는 나 자신을 느끼며 마무리했다. 정리했던 것들이 생각이 나지 않았고 기가 빨렸는데, 아무래도 준비가 부족했나 싶어 후회가 가득하다. 그래도 다 떠나서 일본인과 한국인이 영어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참 묘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도전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세상에 많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 주 책은 울가 토카르추크의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라는 소설을 집어 들었다. 저번주에 한강님 '작별하지 않는다'를 사면서 같이 구매했는데, 2018년도 노밸문학상 수상작가라고 해서 그냥 같이 사봤다. 동물들 관련된 내용이라고 해서 궁금했다. 아직 얼마 안 읽어서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주엔 내 생일을 기념해 6월에 볼 공연을 예매했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대체로 LG 아트센터에 올라오는 공연은 믿을만하다.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 여름밤의 꿈' 그 이름과 제목과 걸맞게 얼마나 멋진 무용과 혁신적인 무대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해 본다. 난 개인적으로 물건을 사는 것보다 이렇게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가는 걸 좋아한다. 경험이 주는 에너지와 힘은 삶을 지탱해 주며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제는 2월이다.

2026년도 2월 1일은 주말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느지막이 일어나 애정하는 동네 카페에서 티그레와 푸딩을 사 왔다. (진심 진짜 최고로 맛있다.) 입에서 퍼지는 행복감을 느끼며 오후를 보내고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변한 듯 변하지 않는 삶이라도 잘 살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모든 선택을 응원한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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