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란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에 난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의 이 말을 좋아한다.
내가 봉사자로 나가는 기관이 있다. “성남시 단기 청소년 지원센터"다. 갈수록 참여 실적이 저조해 연락이 올 때마다 늘 송구한 곳이다. 센터는 집을 나온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고 이 아이들이 새로운 내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제 퇴근 전 문자가 왔는데, 센터에서 발간한 웹진이었다.
클릭해보니 중간에 어느 청소년이 쉼터에서 쓴 시가 실려 있었다.
쉼터에 있으면 희망이 보이지
희망이 있으면 삶이 보이지
나에게는 희망이 있지
희망은 모두에게 있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희망
하나의 길을 열심히 팔 수 있는 희망
집으로 가는 희망
새로운 인생에 대한 희망
나를 위하여
쉼터에 내가 없으면
쉼터가 아니지.
'집으로 가는 희망' 부분에서 순간 명치가 한대 맞은 듯 아프다.
지난 월요일, 어머니가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응급실에실려가셨다. 오늘, 병원 밖을 나서며 곳곳에 만개한 벚꽃이 흩날리는 풍광을 본다. 지금의 메마른 내 마음에 비추어보니 즐길 수가 없다.
그래도,
희망을 꿈꾸어본다.
저 아이의 말처럼 희망은 모두에게 있으니까.
루쉰의 말처럼 굳게 내딛는 발걸음들이 모여 길이 되고 희망이 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