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달인, 12번 이상 회사 옮긴 스토리이다. 세상은 넓고, 직업도 많고, 회사도 많다. 단, 내가 100% 원하는 그대로의 회사는 단연코 없다. 비교적 좋은 회사만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 19 및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중국 갈등 등으로 인한 불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 하다. 그리고 이로 인해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이 난리이다. 모집 공고를 올렸던 기업들이 취소하는 상황인데다가, 수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은 문들 닫고 있다고 한다. 취업을 향한 문은 더욱 좁아져만 가니 이를 향한 경쟁은 이전보다 훨씬 치열해 질 것이다.
필자는 직장을 12번 이상 성공적으로 옮겼다. 오륙도의 나이에 지금 현재도 외국계 기업에서 임원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제 경험과 조언들을 읽어보시고,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그 동안의 경험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직장을 많이 옮긴 것은 자랑할 만한 게 못 된다. 절대 추천드리지도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경우들이 시행착오였던 것으로 반추된다. 다만 저의 경우 특수한 상황들(IMF, 회사 및 사업부 매각, 노사갈등 등)이 좀 많았던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하여간 남들보다 풍부(?)한 이직 경험을 통해서 제가 이직을 잘 할수 있었던 내용을 간단히 정리 드리고자 한다. 10번의 이직은, 최소한 100번의 면접 경험과, 1000번의 이력서 지원을 의미할 것이다.
1. 일단 매력적인 주특기가 있어야 한다.
매력적이라 함은, 꼭 필요한 직무이자 동일한 일을 하시는 다른 분들보다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를 가져야 한다. 없으면 지금이라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는 주특기를 잘 포장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마트의 디스플레이가 판매를 좌우하듯이, 잘 정리되고 가공된 이력서는 몇배의 매력을 과시할 수 있다.
차별화 요소는,
탁월한 실적 (숫자로 증빙되는 실적 : 수주액, 증가율 등)이든,
훌륭한 영어 실력이든,
업무 관련 탁월한 지식이든,
훌륭한 업무상 경력이든,
이력서 제출 및 면접 단계에서 이 차별성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는, 회사가 계속 잘 돌아가면 유지되겠지만, 작은 충격만 와도 맨 먼저 정리 혹은 감원 혹은 구조조정의 고려대상이 된다. 그리고 이 작은 충격은 의외로 모든 회사에 빈번히 일어난다.
2. 이력서를 잘 작성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채용의 첫 단계는 서류전형이며, 통상 지원자 수인 2~300여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내 이력서가 선택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이력서를 대충 내 놓고 채용회사가 나를 알아봐 주기를 기다리는 것은 한자 성어의 연목구어(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함)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력서는 모집 공고를 신중히 검토하고, 그에 맞게 내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통상 인사담당들이 채용공고를 낼 때 가장 적합한 인재들만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한줄 한줄 신중하게 검토하여 공고하기 때문에, 채용공고상의 문구를 행마다 내포하는 의미를 파악하고, 필요시에는 그에 맞도록 이력서를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업직이라 하더라도 `신규 고객 개척 경험 필수` 라고 되어 있으면, 당연히 그에 맞는 경력을 찾아서 명확하게 넣어 줘야 한다. 조금 귀찮다고 동일한 이력서를 마구잡이로 보낸다면, 이력서 검토하시는 분들도 고만고만한 이력서를 계속 검토하기 귀찮아서 빼버릴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3. 자기소개는 여하한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술술 나오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면접과정의 첫번째 단계는 95%가 자기소개이므로, 부드럽고 자신감 있는 출발을 위해서 자기소개에 대한 과할 정도의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기소개 단계에서 꼬이게 되면, 이후의 면접 과정 자체가 상당히 힘들어지게 된다. 내가 왜 이러지, 연습 좀 할걸,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가 등등의 상념들이 면접시간 내내 머리를 빙빙 돌 수 있다.
자기소개 연습도,
머릿속으로만 하는 것과,
말로 뱉어 내면서 하는 것과,
다른 분이 있을 때 하는 것은,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차이가 매우 크다. 가능한 한 다른 분을 면접관으로 가상하고 연습하시는 것이 좋다. 다른 분이 없으면 의자에 모자라도 얹어 놓고 연습해보시길 권장 드린다.
가상 면접은 실제로 실습해보시기 바란다. 자기소개 연습시 시계로 시간을 재어 1분 30초 이상 넘어가면 면접관들이 지루해 할 수 있으니 1분 내외로 준비하시면 될 것이다.
자기소개는 한번 준비하시면 20년 이상 유용하게 써먹으니 시간투자를 하시기 바란다. 꼭 면접이 아니더라도 자기소개는 살아가면서 은근히 쓸 기회가 있는 편이다.
4. 철저한 면접 준비가 필요하다.
사전에 지원 회사의 간단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리고 인터넷 상 예상 질문들이 많이 돌아 다니니, 시간을 내어 `나라면 어떻게 답변할 것인지` 미리 말을 해 보면서 준비하시는 것이 좋다. 면접은, 준비가 잘 되신 분을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훌륭한 스펙이 최고이겠지만, 고만고만한 후보들이 대부분이니, 이중에서는 준비를 잘 한 후보자가 최고이다.
면접 복장 확인, 모바일폰 전원 오프, 시간 엄수 (10~15분 전 도착) 등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이외에 면접간 너무 긴장상태가 지속되지 않게 나만의 루틴을 하나 정도 만들어 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필자는 작은 수첩을 지참하고, 수첩 한 면에 웃는 얼굴을 그려 놓고 면접 중간에 간간이 보고 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것이다. 제가 추가로 강조드리고자 하는 것은, 어느 회사든 재직하시는 동안 주어진 일을 열심히, 성실하게 하셔야 한다. 마치 수능 볼 때 교과서에 충실하라는 너무 당연한 얘기 같지만, 간혹 쉬운 길로만 가려는(속칭 뺀질이) 분들이 보이는데, 이런 분들은 이직을 3회 이상 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열심히 일하는 동안 나의 주특기가 갈고 닦아진다.
2. 열심히 일 한 결과 인사 평가도 좋을 확률이 높다.
3. 면접 몇 번 해보면 면접관은 후보자의 진실성과 실력이 보인다.
4. 이직시 필수 단계가 평판조회(Reference Check) 인데, 과거의 경우에는 나와 친한 분들을 추천하여 대충 넘어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전문 평판조회 회사가 등장하여 그야말로 무작위로 평판조회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을 안 하신 분은 이 단계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필자를 본받지 마시고, 이직을 너무 많이 하지 마시기 바란다. 일단 경력 개발이 우선이고, 어느 회사나 애로사항은 있게 마련이다.
가장 흔한 이직 사유인 상사와의 갈등, 그 외에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 형평성 없는 임금, 승진 누락, 구조조정, 문화적 이질감 등등 이직을 꿈꾸시는 분들이 지금도 많을 텐데, 이 경우 저는 아래 기준을 가지고 고민하였다. 저도 많은 이직을 하는 동안 에라 하고 휙 옮긴 것이 아니고, 매번 머리 빠지게 고민한 이후 옮겼던 기억이 생생하다.
1. 이직을 통해 내 경력 개발 측면에서 더 좋아지는가?
2. 지금 직장에서 계속 근무할 경우 정신병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가? (우습게 볼게 아니다. 상당수의 분들이 정신과 진료를 하는 것을 봐 왔다.)
3. 지금 직장에서 근무할 경우 다른 건강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보이는가?
4. 이직 전후 내 가족의 행복도 총량이 유지될까, 가족은 동의하는가? (아마도 경제적 문제와 자녀 학교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직장`이 아니라 `직업`의 시대이다.
대충 성적에 맞춰 전공 고르고, 학교 졸업하여 대충 회사 지원하고, 그럭저럭 회사 다니던 시대는 오래오래 전에 끝났다.
전공을 선택하실 때부터 나의 인생과 직업에 대해 진중한 고민이 들어가고, 길이 정해지면 학창시절부터 `나의 인생과 직업`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개인 계발, 자격증, 영어, 인턴, 알바 등등 여러 다양한 준비사항들을 나만의 스토리를 엮을 수 있는 후보가 있다면, 어느 누구보다 두각을 나타내어 승승장구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