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샐러리맨 Oct 10. 2024

인사팀원이 살아가는 길

사측의 개냐 스파이냐

인사 전문가께서 쓴 좋은 글을 읽었는데 그중 이런 구절이 있었다.


입사동기가 인사팀원에게 회식자리에서  '사측의 개'라고 농반 진반 말을 건넸다는 것.


말씀을 하신 분은 농반 진반일지라도 인사부서에 근무하는 그 누구도 이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서 고민중일텐데 아마도 이 말이 비수처럼 찔렀을 것이다.


인사부서원을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세가지다.


사측의 개.

무능력자.

스파이.


오직 회사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인사팀원을 노동조합은 사측의 개라 부른다.

인사팀원으로 근무하면서 직원 입장을 과도하게 대변하는 직원을 회사는 스파이냐고 의심한다.

이도 저도 아닌 인사팀원은 양측에서 무능력자라 여길 것이다.


회사는 인사팀에게 직원들이 좋아하지 않을 일들을 아주 많이 시킨다.


구조조정(대량 해고)이 대표적이고

매년 임금협상에서 임금을 덜 올리려는 노력과 논리 개발

승진을 안시킬 직원에 대한 판단

평가를 낮게 줄 직원에 대한 판단

비용 절감에 대한 노력과 추진

징계

기타 등등


물론 전사적 차원에서 인재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는데, 이는 드러난 것들이고,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업무들이 직원들이 싫어할 일이 많다.


30여년 경력을 통한 현재의 나의 의견은 이렇다.


인사업무는 누군가는 해야 한다.

그 일을 '내가 하기로 한 것'이다.

회사가 지시한 일들 중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라면 너무 무리한 요구는 여러 논의를 통해 조정 노력해 보고 그럼에도 최종 결정된 회사의 지침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

결과 걱정 및 그럴 자신이 없다면 이직하는게 맞다. 그러면 누군가 그 일을 할 것이다.


탈법한 업무지시는 안따르는게 맞다. 여러 결과물 후폭풍 등을 충분히 피력하고, 다행히 회사가 내 의견을 들어주면 감사한데, 그럼에도 나보고 밀어부치고 총대를 메라고 하면,,역시 퇴사하는게 맞다.


각보다 인사팀원의 현실은 차갑다.

내 경험상 탈법한 지시를 했던 회사도 많았고,

직원들 복지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챙겨주었음에도 사측의 개라는 표현을 들은 적도 많았다.

나름 노와 사의 중간에서 군형을 잘 잡아서 양측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게 되면 그야말로 보람과 자부심이 충만해지는데, 그렇지  않을 확률이 5배는 되었던 것 같다.



인사업무는 나의 일이다.

회사와 직원 모두가 잘되는 길을 선택하는게 최선이다. 구조조정이든 비용절감이든 회사의 결정을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게 인사팀원의 길이다.


인사팀원분들이여

사측의 개냐

스파이냐

비난을 두려워 하지 말고 그저 '올바른 길'로 매진하시기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지뢰 피해서 소시민으로서 살아가기(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