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mite

나에게도 언젠간 찾아 올, 결국 터뜨릴 그 찬란한 빛

by 흔한여신

"I'm diamond you know I glow."


어느날 운명처럼 찾아온 선물 같은 노래. 덕분에 나는 뒤늦게 BTS에 입덕한 '늦덕아미'가 되었다.

숱한 뉴스를 통해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긴 했으나 그들에게 붙여진 수식어는 접해보기 전까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아이돌 가수 아닌가? 소속사의 진두지휘 아래 스타로 발돋움한 운이 좋은 사람들 아닌가? 그들의 노래엔 어떤 힘이 있다는 거지? 미모가 빼어난 건 아니지 않나? 얼마 전까지 소위 '머글'이었던 시절에는 그들이 경신한 기록이 그저 신기하다 정도의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몇 해 전 싸이 신드롬이 그러하였듯 거품이 잔뜩 낀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만큼 나는 아이돌 가수 덕질엔 취향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그들의 인기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첫눈에 체형이나 외적인 면이 훤칠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그들은 꾸준히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저력을 과시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던 다이너마이트. 하지만 남들이 좋다고 들을 때에도 나는 애초에 아이돌 가수에 대한 선입견이 컸던지라 관심이 없었고 들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름 내 싹쓰리 노래에 빠져 '다시 여기 바닷가'을 지겹도록 듣고나니 재생목록을 좀 정리하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그렇게 드디어 BTS와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또렷이 기억한다. 밤에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었고 출근길 아침 노래를 듣게 됐다. 그리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에 매료되었다. 이미 계절은 살짝 손이 시린 가을이 되었는데 무겁게 내려앉았던 마음이 가벼운 공기가 든 풍선처럼 끝없이 비상하는듯한 기분이었다. 사실 그 때 당시 나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살짝 방황하던 때였다. 일은 쉽게 손에 잡히지 않았고 마음도 제멋대로 움직였다.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모든 것들이 원망스러웠고 한편으론 좋은 기회가 들이닥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사실 그럭저럭 행복했던 때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마음 속 공허함은 숨길 수가 없었다.

이 모든 상황을 한 단어로 정리해 말하면, '슬럼프'가 온 것이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상황에서 자주 나는 낯빛의 생기를 잃었다. 어두워진 마음엔 자꾸 먹구름이 끼었고 휴식과 충전의 시간도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더 나은 환경과 커리어에 대한 욕심. 하지만 어디로 나아가 무얼 해야할지 알 수 없었던 답답함. 한편으론 지겨운 일상이 반복되는 것과 인정받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데서 오는 허무함. 이런 복잡한 생각들이 한 데 뒤엉켜 있었다. 그저 가을에 드는 변덕일 수 있지만 사실 내면의 빛을 잃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 내게 선물처럼 찾아온 노래가 바로 'Dynamite'였다.

누가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했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사람들이란 게 느껴졌다. 매체에서 조명하던 아이돌들은 잘 만들어진 상품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잘 훈련되어 있어서 그런지 진출하는 트랙이 한결같고 야망이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적어도 내가 느끼는 바로는 그 모습들과는 거리가 있었다. 아이돌도 했다가 예능프로에도 나오고 드라마나 영화에도 나오고 CF스타로 발돋움도 했다가 그렇게 제 자리매김 해가는 게 굳어진 루틴이었는데 그들은 정말 자신들의 본업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 더 고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문어발식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자신의 커리어를 새로 바꾸어 나가기도 하는 기존의 아이돌들의 행보와는 달랐다. 물론 이 모든 말이 콩깍지가 씌여서 하는 얘기라 객관적 사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성과며 노력에 대한 언급을 차치하고서라도 그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나 노래에 담은 에너지는 내게 분명 크게 와닿았다. 그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히 매력적인 그룹이다. 왁자지껄한 소녀팬들처럼 '와아아' 하진 않더라도 조용히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그들의 노래를 사랑하고 지켜볼 예정이다. 동시에 내 이름에 깃든 '밝게 빛나다'라는 뜻처럼, 내 자리에서 나도 작은 다이너마이트로 빛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흔한 입덕 고백기, 나의 다이너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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