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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을 극복하는 다빈치의 비밀 노트

다빈치에게 질문하다

by 마고신

난 그림을 못 그린다. 아쉽게도 잘 그리고 싶었는데 못 그리는 거다. 어린 시절, 만화책을 보면서 습작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보고 그리는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결정적인 한 가지가 부족했다. 바로 창작이다.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을 스케치북으로 옮기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그랬던 소년이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됐지만, 여전히 그림은 못 그린다. 그래서 눈물나게 아쉽다.


그 눈물이 하늘에 닿은 것일까? 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도 글로 그림을 사람. 바로 웹툰 스토리 작가다.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웹툰작가로 데뷔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한텐 불가능처럼 여겨졌던 그림이 이제 글이라는 도구로 가능해졌으니 말이다. 감동을 넘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가끔 자신만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린다. 손에 넣고 싶은 사과는 눈에 보이기는 하지만, 쉽게 잡히지는 않는다. 그렇게 점점 현실에 익숙해지며 꿈을 포기하기 다반사다. 나도 그럴 줄 알았다. 한 때는!

흰 고양이의 도서관 썸네일.jpg 버프툰 - 흰 고양이의 도서관

괜찮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세계관과 대중의 선호도를 고려하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민의 시간에 대비해서, 만족할 만한 결과는 뽑지 못했다. 놓친 게 뭘까? 분명 필요한 요소가 빠진 것 같은데, 그땐 파악하지 못했다. 그렇게 멍 때리던 오후의 어느 날.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차피 작품도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그 단순한 명제에 온몸이 휘청거렸다. 사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구나.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알아야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때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이상을 펼쳐 나간다. 그들의 방향성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종속된다. 각자의 인생은 한편의 대단한 스토리다.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고, 시련을 겪지 않은 사람도 없다. 다만,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가 큰 문제로 대두된다. 그렇다면 나의 문제는 잘 해결하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매 순간이 고비고, 힘든 과정의 연속이다.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그저 나아갈 뿐이다. 세상에 정답을 아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 아마도 그런 존재는 신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완벽한 신보단 실수가 많은 인간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다빈치 초상화.jpg 나무위키 - 레오나르도 다빈치 초상화

천재들도 과연 시련이라는 과정이 있었을까? 그래서 천재의 대명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의 서적과 참고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흥미로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완벽주의적 성향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때문에 많은 작품들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대표적인 작품이 <성 히에로니무스>, <아드라의 전투> 벽화 등이 있다. 그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1452년 이탈리아 빈치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합법적인 혼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 변호사였던 세르 피에르와 농민 출신 어머니 카테리나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다. 대학 교육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학과 해부학 그리고 기계공학 등은 독학으로 공부를 했었다. 그에게 시련이라는 단어는 일상이었으며 익숙한 존재였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험난한 과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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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카피라이터, 시나리오 작가 / 한국만화가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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