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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사이트 Mar 18. 2023

아빠를 미리 연습합니다.

우리 만나는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게!

아내와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무슨 이상은 없는지 초음파를 통해 확인하기 위함이다.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은 몇주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내 눈으로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었다.


초음파실에 들어가 아이를 처음 만나는데 진짜 작더라. 아직 0.8mm밖에 안 된다는데 내 눈에는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다. 쿵쿵쿵쿵쿵- 심장 소리도 들려주셨다.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대서 고마웠다.

심장 소리를 듣고 나온 직후, 눈물이 핑 돌았다.


올해 말이면 아빠가 된다.

5초 즈음부터 심장소리가 들린다. 쿵쿵쿵쿵쿵- 들어보시라.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기분이다, 솔직히 실감도 안 나고. 지금도 아빠가 된다는 글을 쓰고 있지만, 이게 무슨 감정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저 우리에게 찾아와준 아이가 무척 반갑고 설렐 뿐이다.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평생을 권위적인 부모 밑에서 자랐다. 나의 선택은 존중하지 않고 늘 본인들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모습이 싫어 항상 막연하게 '내가 자식을 낳으면 이렇게 키우지는 말아야지'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혹여나 보고 자란 게 이런 거라, 나도 그러면 어떡하지 두렵기도 하다.


친구 같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은데 나는 잘 해낼 수 있을까.

임신 다이어리는 주로 아내가 작성하는데, 어제는 내가 썼다.



아빠가 되는 법을 미리 연습하고 있다.


요즘 아내와 임신 다이어리와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서로가 쓴 글을 나눠 읽으며 대화도 나눈다.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주 토의한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배우고 느끼는 점이 참 많다. 화목한 집안에서 자란 아내와, 권위주의 끝판왕 부모 밑에서 자란 내가 만나니 할 말이 더 많다.


이런 고민과 대화의 과정들이 분명 우리를 더 좋은 부모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요즘 체력도 기르고 있다. 더 많이 놀아줘야지.



아빠를 준비하는 과정을 글로 써볼 예정이다.


나중에 아이가 어느정도 자라서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아이를 기다리며 우리가 썼던 글들을 읽어주고 싶다. 많이 서툴지만 진심이 빼곡히 담긴 편지와 다짐의 글들을 말이다.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도 모르고 언제 세상에 나올지조차 모르지만, 너를 맞이할 날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겠다.


우리 얼른 만나자!

감사일기의 마지막은 그날의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오늘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너를 만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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