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관계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I'M(Irreplaceable Member) PM(Product Manager). PM의 역량 첫 번째, 커뮤니케이션
법인을 설립하고 회사가 생기면 CEO의 직책을 가지고 있는 대표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요소도 고려하지만 사실상 회사 외부와 관련된 업무(투자 등)들과 회사 전반적인 전략에 대해 생각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물론 대표도 서비스 초기 단계에는 자사 서비스에 많은 신경을 쏟아야 한다. 하지만 이후 서비스가 성장해감에 따라 일의 우선순위를 따지다 보면 서비스에 대한 디테일한 요소들을 모두 다 신경 쓸 수 없다.
대단한 대표님이라도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 서비스 디테일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하고 회사 전략에 맞는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을 제공할 인원이 필요해진다. 그것이 바로 PM, PO다. 그래서 해당 직책에 '주니어 CEO'라고도 별명이 붙은 이유도 그중 하나다. 전반적인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세우면 그 비전을 실현해내기 위한 서비스를 PM이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업무들을 진행하고 있는 PM 업무를 더욱 잘하려면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
이제, 내가 생각한 PM이 IM(Irreplaceable Member)이 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들을 글로 써볼 예정인데 오늘은 그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예정이다. (글을 쓰다 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다음 화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작성할 예정이다)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사실 머릿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과 그 생각들 간의 관계들이 복잡해서 말로 표현하는 것이 쉽게 잘 정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M이라면 이를 잘 정리하여 전달해야 한다. PM은 디자이너와 개발자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중재자 역할을 하며 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서비스에 대한 본인의 깊은 사고를 양쪽에 잘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잘 정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논리 정연하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업무를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이유 'Why'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서비스의 요소를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라면 같이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해당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팀원들은 이 프로젝트 말고도 각자 나름의 업무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을 것인데, 프로젝트에 대해서 Why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해야 한다는 당위와 어떻게 하면 좋을지 How에 대한 설명만을 하게 된다면 왜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팀원 모두가 우선순위 판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How에 대한 방법론적인 측면은 이후에 'Why'에 대해 팀원들의 이해가 이루어지면 이후에 자연스레 논의를 하면 된다.
그 이후에는 프로젝트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원인과 결과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결과, 그리고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소요되는 시간과 대략적인 진행 과정을 설명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과 'Why'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우리가 생각하는 '논리적인 설득력'에 힘을 얻게 된다.
얼마 전, 한 고객사와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팀원 간의 제대로 된 소통의 부재였다.
고객사에서 기분이 나쁜 말투로 이야기를 하면 나 역시 사람인지라 감정이 상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서 일과 감정을 섞으면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 된다.(실제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본 경험이 있다..)
그럼 일과 감정을 어떻게 분리시킬까?
100% 분리시키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감정의 기복이 없는 로봇만 가능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감정을 분리시키려는 노력은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상대방이 왜 그런 의사결정을 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본인이 이해한 내용을 상대에게 먼저 이야기하기보다는 해당 상황에 대한 상대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쉽게 연애할 때에 상황으로 비교해보자.
예를 들어 상대방이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제일 먼저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는 기다리면서 이 사람이 왜 늦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을 것이다. 중간에 대중교통 타이밍이 맞지 않아 버스가 바로 눈 앞에서 출발해 놓쳤다거나, 아니면 중간에 다른 일을 하고 오는 상황일 수도 있고. 여러 상상을 한다. 여기서 2가지 대답의 뉘앙스를 생각해보자.
(1) 왜 늦었어? 내가 생각할 때는 집 앞에 다니는 버스 배차 간격이 느려서 버스 타는 타이밍을 놓친 것 같은데 맞아?
(2) 왜 늦었어? 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어?
여러분들이 약속에 늦어 이 이야기를 들은 당사자라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먼저 답을 정해놓은 1번보다는 2번의 상황이 내가 이유를 말하는 데에 조금 더 부담이 덜할 테고, 나를 이해해주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문제가 된 이슈에 대한 상황을 확인할 때에는 내가 생각했던 의견을 먼저 말하기보다는, 상황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상대방의 의견을 먼저 구하는 것이 좋다. 내가 먼저 답을 내리고 팀원에게 전달한다면 팀원은 나를 비판하러 온 사람으로 오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이제 내가 하는 말이 모든 게 다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면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관계만 악화되어 곤란해진다.
한편, 상대의 감정만을 중요하게 생각한 탓에 오히려 원했던 커뮤니케이션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서 이야기하는 게 맞을까?'에 대한 생각들을 자주 하게 된다.
나쁜 것은 아니다. 상대의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배려하고자 하는 마음이 큰 사람들이라서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 이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과 감정의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상대가 감정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솔직하게 상대에게 이야기를 할까?
상대가 감정이 상하지 않으려면 말할 때의 어조와 표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상대방에게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단지 내 감정이 상했고, 내 업무가 힘들어져서 투정을 부리기 위함인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것이 있고, 팀원과 더 좋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함인지 판단해야 한다. 전자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과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배제한다고 했던 감정이 무심코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후자라면 팀원과 같이 해결할 목표가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오히려 긍정적인 힘이 작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진정 팀원과 같이 해결해나갈 목표가 있다는 확신이 설 때 그 팀원과 우리가 해결해야 할 목표를 한번 상기한 후에 솔직한 피드백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면 상대에게 공감뿐만 아니라 목표를 향한 의지를 함께 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PM의 역량 중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한다. 업무 스킬보다 커뮤니케이션을 더 중요시한다는 것에 있어서 처음에는 의아하여 곱씹어 보았는데 최근에는 왜 중요시하는지 알게 되었다.
결국 사업이 잘 성장하는 데에는 좋은 비즈니스적인 아이디어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은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