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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 탐험가 이숙경 Nov 26. 2023

제육볶음(오삼고불)

마을식당 레시피 2

오삼고불 탄생


통통하게 예쁜 고구마가 마을 식당 부엌에서 뒹굴뒹굴 거리다 마을 식당 매니저인 나에게 딱 걸렸다. 어제저녁까지 오삼불고기였던 오늘 점심메뉴는 '오삼고불'로 바뀌었다.


사실 오삼고불이라는 단어가 맞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삼'이 삼겹살을 의미하지만 내가 사용하는 재료는 돼지고기 안심과 앞다리 살이기 때문이다.( 나는 마을 어른들께 주로 돼지고기 안심, 소고기 사태를 주로 사용한다. 기름기를 좀 덜 드시게 하고 싶어서이다.)


그래도 삼겹살의 삼이 돼지고기의 대명사가 되었고, 돼지고기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을 지어봤다. 거기에 일조량 덕분에 전국에서 고구마가 가장 맛있는  해남이기에 고구마도 요리에 자주 활용해 보려고 노력한다. 몇 달 전 안동찜닭을 만들 때 감자와 함께 고구마를 사용했는데 처음에 낯설어하며 부정적이던 아짐들이 고구마를 더 맛있게 잘 드셨던 기억 때문에 이번엔 더 자신이 있었다. 


역시 오늘도 대성공!


요리사에서 매니저로

마을 식당에서 나의 역할은 매니저이다. 초창기에는 요리 방식을 다양하게 실험해 보기 위해, 요리사 간의 갈등, 요리 방식의 간소화등을 위해 요리사 역할을 많이 했다. 마을 주민들로부터 욕을 먹고 싶지 않은 요리 9단 마을 아줌마들은 기꺼이 초보자에게 요리를 맡기고 응원해 주셨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요리는 가능한 한 담당자들에게 맡기고, 나는 '요리 기획자'의 역할을 한다. 요리 기획자는  요리사들의 특기를 잘 살려내고, 각기 다른 방법을 조율하여 새로운 요리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며 식탁에 변화를 주며 만족도를 높이려 노력한다. 


오삼고불 만들기

준비물

시장 오징어 큰 거 3마리, 돼지 안심 3줄(1킬로), 앞다리 살 1킬로,

대파 2, 양파 1, 당근 1, 고구마(큰 거 2개)

고기 양념장은 너무 맵지 않게 간장과 고추장을 적당히 배합하고, 오징어는 돼지고기를 버무리고 남은 양념장으로 살짝 버무려 놓는다.


1. 소금물에 껍질 째 젓가락으로 집기 좋은 크기로 나박나박 썰어 놓은 고구마를 채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2.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넣은 뒤 고구마를 넣어 센 불에 가볍게 굽는다.

3. 팬에서 고구마를 덜어내고, 파기름을 내어 양념된 돼지고기를 볶는다. 이때 양파도 반 정도 넣고 함께 볶는다.

4. 돼지고기가 거의 익을 무렵 팬 한쪽으로 고기를 밀어내고, 오징어를 넣은 후 가볍게 볶는다.

5. 당근, 고추, 양파, 버섯을 모두 넣고 볶는다.

6. 볶으면서 생긴 물을 떠내어 전분가루를 섞어 녹말물을 만든다.

7. 나머지 재료들(고구마, 양파, 파)을 모두 넣고 볶다가 마늘과 녹말물을 넣고 살살 뒤적이며 볶아 마무리한다.


*고구마 두께는 1센티보다는 좀 더 얇게 썰어야 빨리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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