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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 탐험가 이숙경 Mar 04. 2024

새벽사용 실패담

새벽사용 3일째 날  받은 선물

2024년 3월 4일

아침에 눈을 떴다. 여섯 시 조금 전이니 날이 아직 어둡지만 내 기준에는 분명히 아침이다.

잠에서 깼을 땐 두시쯤 이려니 생각했다. 조금 전까지 꾸던 꿈도 정리하고 혹시 내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지 충분히 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좀 더 뒹굴거렸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는데 광민이 몇 시냐고 묻는다. 그제야 여섯 시 쪽으로 훨씬 가까운 시간을 확인하곤 깜짝 놀라며


 " 6시 45분이야, 내가 속상할까? 안 속상할까?"

"속상하겠다."


어제저녁 멀리 사는 딸과 아들내외에게 전화해서 내가 하루를 오래 살 수 있게 되었다고  자랑을 했다.  엄마가 하루를 오래 사는 방법을 연구해 놓았으니 너희들은 잠이 오지 않는 나이가 되어도 걱정할 것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 브런치에 자세한 내용을 올려놓았으니 읽어보라며 통화가 끝나고 공유해 주기까지 했다.


작심삼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


하지만 광민이 틀렸다.


"나 너무 뿌듯해. 7시간 넘게 깨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다니 너무 기분이 좋아!"


늙으면 잠이 오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 여기며 어느 날부터인가 슬며시 내게  찾아온 '불면증'을 외면해 왔다. 밤잠을 깊게 길게 잘 수 없지만 별 일 아니라 여기고 불만도 없이 살았다. 그냥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족욕도 하고... 잠이 깨도 몸은 피곤하니까 몸 만 쉬어 주면 괜찮다 생각하고, 몸에 힘을 빼는 호흡을 하면 어느새 다시 잠들 수 있었고, 아침에 늦잠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새벽을 사용하겠다는 내 적극적인 의지가 그동안 의식조차  못했던  강박을 벗어나게 만들었나 보다

 

새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려다 생각지도 않게 불면증이 해결되다니 신기할 뿐이다.


새벽에 깨면 깨서 좋고, 더 자면 더 잘 수 있어서 좋으니 환갑선물로 내가 나로부터 멋진 선물하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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