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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 탐험가 이숙경 Apr 21. 2024

버스관광대신 봄 나들이가요!

2023년 농촌 버스관광 경험담

코로나로 멈췄던 마을 관광이 다시 시작되어 나는 처음으로 '농촌 관광버스 여행'을 경험했다. 부녀회장이 된 덕분에  부녀회장단 관광과  마을 관광을 연이어 다녀오게 되었다.


일정은 날이 밝기 전에 출발해서 깜깜한 밤에 도착하는데 쉴 새 없이 먹을 것이 계속 제공된다.


아침에 차를 타고 바로 간식거리를 받고, 한두 시간 후에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다. 다시 한두 시간 후 휴게소에서 타고 온 버스 뒤에 테이블을 펴고 기사님이 준비해 오신 머릿고기와 떡, 술, 음료수를 먹는다. 이것은 점심이 아니다. 점심은 아침보다 더 괜찮은 식당에서 또 먹는다. 여행지에서 돌아오는 길엔 차에서 닭튀김등 간식과 술, 음료수를 먹는데 역시 저녁식사가 아니다. 저녁은 점심보다 더 비싸 보이는 고급 식당에서 만찬을 즐긴다.


이렇게 계속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버스 안에서 춤추고 노래하느라 엄청난 열량을 써대기 때문이다.


신나고 즐거운 관광을 경험했지만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우선 마을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나갈 수 없는 분들이 계셨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장거리 여행이 어려운 것이다.  다음 해, 그다음 해는 더 많은 분들이 점점 더 함께하기 어려울 것이다. 함께 버스를 타고 가신 분들 중에서도 괜히 왔다고 후회하시는 분도 계셨고, 심지어 꽃구경도 힘들다며 버스에서 내려오지 않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버스에서 노인들이 춤을 춘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2024년에는 새로운 마을 관광을 꿈꾸었다.


'나이 드신 분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여행' 이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 가까운 미래의 나를 위한 계획이기도 하다. 가정마다 자녀들이 부모들을 위해 여행을 시켜 드리기도 하지만 해가 갈수록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점점 더 나서지 않게 된다. 1년에 한 번이라도 또래들과 어울려 마음껏 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남편과 몇 번의 답사 끝에  일정이 결정되었다. 완도 수목원에서 문패 만들기 체험을 하고, 간식을 먹으며 자유시간을 가진다음 달마산 근처 정원이 아름다운 지인 집에서 점심을 먹고, 조명과 음향이 빵빵한 노래방을 빌려 관광버스 체험을 하고, 바다 경치가 아름다운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은 뒤 해가 아직 훤 한 시간 집으로 돌아온다.


갑자기 입원하신 두 분을 제외하고 모든 분이 '봄 나들이'를 다녀왔다.  집에 장애가 있는 아이가 있어 늘 마을 관광에 참여하지 못하다가 느슨한 스케줄 덕분에 평생 처음  마을 친구들과 '마을 관광'을  다녀 온 분도 계셨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자신의 모습이 흉하다고 안 가신 다는 분도 계셨지만  90세 이상 분도 다 가신다는 말에 기꺼이 참여하셨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문제 때문에 관광에 한 번도 끼지 못했다는 분도 아무 문제 없이 다녀오실 수 있었다.

저녁을 먹기 전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그네에 아이들처럼 앉으신 아짐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아짐들이 우리 부부에게 하는 말.


"우리가 돈은 얼마든지 낼 수 있으니까 돈 필요하면 우리한테 걷어서 맛있는 것도 사 먹으러 다니고, 차 빌려준 사람에게 기름값도 주고 그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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