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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ry맘 Dec 18. 2023

오늘은 이런 날..

움직이기 싫어

오늘은

엄마와 하루 종일 같이 있는 날..

그래서 더 피곤한 날.

엄마가 출근하는 날은

낮에 자다가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를 하다 보면

엄마가 퇴근해서 나를 차에 태워.

그리고는 도그 파크로 가서 난 신나게 놀아.

엄마는 하루 종일 일하다 왔으니

나랑 놀아주기 힘들어서

도그파크에 데려놓는 거 같아.

그래서 난 거기서 신나게 놀아.


오늘은 엄마가 아침부터 도그파크에 데리고 갔어.

차에 태우지도 않고..

걸어서 뛰어서 가다 보니 지쳤나 봐.

도그파크에는 아는 친구도 없었어.

그래서 재미도 없었어.

엄마와 공원을 두서너 바퀴 돌다가

또 걸어서 집으로 왔어.

밥맛도 없어.

그래서 엄마와 낮잠도 자고

자고 또 자고 하는데 엄마가 걱정을 해.

물을 한 모금 마셨어.

엄마가 걱정을 해. 밥을 안 먹는다고..

손톱만 한 치즈 하나 주더라.

내가 좋아하는 거야.

원래 아침에 먹었던 건데

밥을 잘 안 먹는다고 며칠간 아침에 못 먹었어.

치즈를 야금야금 먹었어.

뭐라도 먹어주니 엄마가 좋아해.


그리고 오늘 배달온 간식을 하나 보여줬어.

내 친구 토피 집에서 먹었던 간식이야.

엄마가 간식을 내입에 대길래 내가 살짝 먹으려고 하니 다시 빼앗아 가는 거야.

살짝 기분이 상했어.

왜 줬다 빼앗았다를 해서는...

다시 내 자리로 와서 시큰둥하게 앉아 있으니

엄마가 간식을 먹을래? 먹자? 하면서 주는 거야.

살짝 토라져 있어 줬어.

엄마가 또 걱정을 하네.

왜 안 먹지? 하면서..

엄마가 설거지하는 틈에 살짝 맛을 봤어.

너무 맛있었어.

가느다란 막대기에 세 가지 맛의 고기가 붙어 있는 거야.

야금야금 먹고 막대기를 먹으려고 물고 있는데

엄마가 봤어. 좀 창피했지만...

엄마가 그래.. 잘했어 잘 먹었어하며 나를 토닥토닥해 줬어.

기분이 좋아져서 막대기까지 다 먹었지.

엄마는 마당 잔디밭에서 축구공을 찼어.

내가 좋아하는 공인데.. 귀찮아서 안 물어왔어.

엄마가 걱정을 해. 왜 놀려고 하 않냐고..


엄마가 앉아 있는 의자밑에서 바람을 느끼고 있어

왜 그런 날 있잖아

움직이기 싫은 날...

오늘이 그런 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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