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ry맘 Jan 15. 2024

맞은편 집

세 번째 주인

작년에 우리 집 맞은편 집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를 왔어. 이모처럼 보이는 예쁜 누나가 자기 가족을 소개해 줬어. 엄마 아빠와 언니 부부와 함께 같이 지낼 거라며 잘 부탁한다고 했어.

엄마 침대위에서 맞은 편집이 다 보이네



엄마 이야기로는

새로 이사 온  가족은 세 번째 주인인데 너무 친철하고 따뜻한 사람이래.

7년 엄마가 이 집에 처음 이사 와서 만난 첫 번째 집주인은

너무 무례하고 싹수가 없었대. 남의 차를 예사로 부딪히고도 큰소리 뻥뻥... 그러면서 남들 잘 때 차를 자기 차를 몰래 가져와서 고치기도 했대. 2층 엄마 방에서는 맞은편 주차장과 현관이 다 내려다 보이거든. 밤 12시 넘어서 주차장 문을 열어놓고 우리 집 쪽을 흘끔흘끔 보면서 자기 차를 수리하더래.


엄마가 첫 번째 주인을 의심하는 이유는...

그 집에서 빠져나오는 자동차의 각도 아니고는 우리 차를 부딪힐 수 없는 각도였대. 부딪히지 않고 충분히 자동차가 빠져나올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도 조심하지 않는 사람이었대. 그런데  어느 날 그 집 앞에 집을 판다고 알리는 팻말이 꽂혀 있다는 거야.

그땐 내가 엄마집으로 오기 전이니까 잘 몰랐지만 엄마는 좋아서 노래를 불렀고 춤을 추고 싶었대.

낮에 모두가 출근을 하니까 그 집이 언제 이사를 갔는지도 몰랐는데


그 해 봄에 3살, 5살 된 남자아이를 가진 두 번째 집주인인 젊은 부부가 이사를 왔어. 

여름에 그 집 아이들이 우리 주차장과 자기네 주차장사이에서 자전거도 타고 부릉부릉 자동차를 타기도 했어. 그러다가 우리가 퇴근을 해서 주차장 문을 열면 아이들이 조심조심 비켜주기를 자동차 안에서 기다려 주기도 했어. 서로 언어가 달라서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였지만 암묵적으로 예의를 차린 사이였지.

베이비때의 Terry


그 해 6월, 나는 막 2개월 된 베이비였는데 엄마집으로 입양이 되었지. 아직 아기였던 나는 바깥으로 나갈 수는 없었지만 그 집 아이들의 뛰어노는 소리를 들으니 심심하지 않았어. 나의 엄마아빠가 출근을 해서 아무도 없었지만 아이들의 목소리는 내게는 새로운 친구였던 거야.  그런데 그 가족도 2년 정도 살다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어.


그러다가 예쁜 누나의 가족들이 이사를 온 거지.

세이라는 이름을 가진 내 친구도 있었는데 그 애는 너무 예민해서 바깥에서 만날 수가 없어. 나의 엄마 아빠의. 자동차 소리에도 짖고 우리 주차장  문을 열면 왜 자기가 짖어대는지 모르겠어.


 그래서인지 센세이는 바깥나들이는 잘하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


오늘아침에... 눈이 많이 와서 엄마 방에서 창문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센세이네 집 앞에 웬 남자가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처음 보는 사람인데 계속 거기 서 있길래 내가

 센세이에게 큰 소리로 알려줬어. 너네 집 현관문을 조심하라고... 그랬더니 센세이가 알겠다는 신호를 보내왔어. 엄마는 내 옆에서 자다가 내가 하도 짖으니까 바깥을 내려다 보고는.... 우리 Terry 가 친구에게 손님 왔다고 알려줬구나.... 하면서 쓰담쓰담하는 거야.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착한 일을 했나 봐. 엄마가 폭풍 칭찬과 간식도 줬어.


작가의 이전글 잠자기 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