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 ㅁ의 모양이 참 신기하다. 사방이 꽉 막혀 있고, 꽉 닫은 선이 만나는 지점마다 날카로운 모서리가 생긴다. 굴려도 구를 것 같지 않고, 어쩌다 구르게 되면 주위를 온통 생채기 낼 것만 같다. 그래서 동사를 명사로 만들 땐 ㅁ을 쓰나 보다. 꽉 고정시킬 수 있게.
‘미움’이란 단어는 첫 자음도 마지막 자음도 모두 미음이다. 그래서 그렇게 마음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는 건가. 근데, 미움과 마음이란 글자가 닮아있는 건 단순한 우연일까.
이제는 잘 모르겠다. 내 속에서 가득 차오르고 있는 게 무엇인지. 내가 매번 가져다 쓰는 이것이 미움인지 마음이지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