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1)
대안학교에서 대학가기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극히 작습니다. 아이들이 제도권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국가의 관심과 돌봄에서도 벗어나는 듯 합니다. 일례로 대안교육기관이 생겨난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학교 밖 청소년들은 급식비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던 실정입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올해부터 대안교육기관법령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면서 대안학교들도 대안교육기관으로서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대한민국 청소년으로서의 법적 권리를 얻게 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매우 고무적인 사실입니다.
지난해 공립학교 고등학생들의 자퇴율이 사상 최대였다고 합니다.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자퇴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0학년도에 자퇴한 고등학생은 1만 4140명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상위권이 아니면 내신 성적이 큰 의미가 없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매일 오후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듣는 학업 일정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내신성적 때문입니다.
“내신 등급으로 갈수 있는 대학이 거의 없어보였어요. 상위권 아닌 이상 내신 공부가 의미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퇴를 결심했어요. 차라리 검정고시 점수를 만점을 받으면 그 점수로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더 낫고 수행평가 하고 있을 시간에 정시준비를 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등하교 하는 시간이랑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잡담하는 시간에 차라리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는게 나을것 같아요. 자퇴해서 검정고시 보고 수능 보고 싶어요. 내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수행평가도 스트레스 받고 기말고사 때문에 할 것도 많은데 각 과목 선생님들이 수행평가를 한번에 몰아서 다 내주니까 안그래도 바쁜데 시간이 너무 없어요. 차라리 자퇴하고 수능 공부만 하고 싶어요.”
위의 인터뷰 내용 뿐만 아니라 많은 고등학생들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자퇴하는 학생들은 검정고시로 고졸 학력을 취득한 이후 정시 준비에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정고시를 내신으로 환산해서 수시 전형에 지원하거나 정시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접수 인원 중 ‘검정고시 등 기타' 학생 비중은 201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22학년도 수능응시자 50만 9821명 중 ‘검정고시 등 기타' 수험생 비율은 전체 응시자의 2.8%에 달하였고 이는 27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자퇴는 특별한 경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여러가지 선택지 중의 하나일 뿐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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