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소설이 아닙니다.
오래오래 고민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는데 덜컥 되어버렸다. 나는 '먹'기 위해 '사'는 '남'이고(이하 먹사남), 아무래도 먹는 이야기로 내가 만족할 때까지 에세이 한 편을 써 보자는 것이 목표인데...... 일주일에 한 편 정도만 끄적이자니 그건 또 뭔가 불만족스러워서?
일상글, 일상툰, 일상 브이로그 등등. 요즘은 자기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 심지어 나도 'IN별' 같은 SNS에 끼적끼적하고 있으니. 역시 여기서는 일기를 쓰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즐겁게 글을 쓰는 일이겠다 싶었다. 하지만 또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담아버리려고 하면 그것은 너무 부끄러운지라. 어릴 적 일기장은 부모님도 읽으면 안 된다는 말은 이런 내밀한 프라이버시를 담은 글이 외부에 노출되었다가 지붕 뚫고 이불 킥! 같은 것을 하게 되는 일이 없으라는 어른들의 배려였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도 사람들이 '싸 뭐시기 월드' 같은 것에 그렇게나 많은 흑역사들을 담아 공개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겠지!
아무튼 그런 시절을 살아온 덕분에 내게도 내밀한 나 자신을 내보이고 싶은 욕구가 분명하게 있는데, 그걸 민낯으로 내놓기는 영 저어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일기를 소설로 써 보자는 것.
고로 이후로 담기는 글은 일기소설이 되시겠다.
기본적으론 옴니버스.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쓰고 싶지만, 한 편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아마 그런 경우가 더 많을 거다. 주인공은 매번 바뀐다. 주인공이 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나는 남자지만 여자로 표현되는 것도 재밌겠다. 한동안 쓰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인물 정도는 있을 예정이다. 주인공들끼리 마주칠지도 모르고, 같이 일을 할 수도 있는데 둘 다 나라면 어떨까. 내게 특별한 사람들은 이름 정도는 가져다 쓸 테니 여기에 적는 것으로 양해를 구한다.
놀랍게도 다차원 세계관의 퓨전 판타지 작품으로 쓸 생각이다. 나는 무협과 판타지만 만 권 정도 읽은 사람이라 이런 구성을 참 좋아한다. 차원 이동은 기본이고 이세계에서 부활하거나 미래에서 죽은 뒤 기억을 가진 채로 전생하기도 하며, 힘숨찐도 있고 무공과 마법과 총칼이 난무하며 민간인이 각성해서 초능력을 갖기도 하고 종종 사이코패스나 괴물도 있다. 일기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같은 세계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닐지도 모르고 그때그때 기분 봐서 정할 생각이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도 쓰고 싶고 성인답게 검열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진한 내용도 써 볼 거다. 그리고 더더욱 놀라운 것은 여기 적은 이 모든 계획은 전부 뻥이다!!!
기왕 소설로 쓸 셈이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허구를 남발해서 이게 무슨 일기냐 소리가 나오게 쓸 거다. 글재주가 조악한 내가 감히 공개된 공간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내밀한 속마음은 그 정도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