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도.
나의 당근 온도다. 처음 당근에 가입하면 부여받는 온도.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진 않았다.
출산준비를 하면서 아주 활발히 당근을 이용하고 있다.
이 순간에도 당근 중이다. 국민 모빌템 ‘타이니러브모빌’을 얻기 위해(^^)
아가는 금방금방 크기 때문에 특히 신생아 때 쓰는 물품들은 새 제품으로 구매하기가 아깝다. 그래서 많은 예비맘들이 당근을 애용한다.
비용절감을 위해 시작한 당근.
그런데 당근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정을 종종 느낀다.
물건의 상태가 좋으면서도 나눔을 해주시는 분들, 물건을 곱게 포장해서 주시는 분들, 아기 잘 키우라는 귀여운 쪽지를 남겨주시는 분들, 가는 길에 드시라며 간식을 건네주시는 분들 등.
이런게 당근의 매력인가?
차갑기만 한 것 같아도,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덕분에 일상에서의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아이가 아니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
세대와 방식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물건에 대한 소중함도 생긴다.
나도 깨끗이 잘 써서 언젠가 태어날, 어딘가에 있을 그 아이에게 물려줘야지.
내가 받은 마음을 누군가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긴다.
아이를 가지기 전만 해도 나는 새 물건만을 고집했다.
새 물건 싫어하는 사람 있으랴만은, 그러다보니 물건에 대한 애정이랄게 없었다.
똑같은 기능을 함에도 기존의 물건에 쉽게 싫증을 내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옷. 새 것을 사왔다가, 정리하다보면
"어? 나 이 아이템 있었구나!"
하는 겸연쩍은 순간들... 그렇게 집안에 물건이 쌓여갔다.
최근에 아이방을 마련하기 위해 방 하나를 정리해야 했다.
상태는 좋은데 이제는 나에게 쓸모없는 물건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
그 물건들을 하나 둘 폐기물로 버리고, 지인들에게 나눔을 하면서 반성했다.
물건을 소중히 하자. 물건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자!
아이방에 보통 큰 수납장을 새로 들여놓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나는 새 제품을 들이지 않기로 했다.
안방에서 방치되어 있던 옷 수납장과
우리 부부의 생활공간엔 둘 곳 없던 협탁 2개도 아이방에 놓기로 했다.
굴러다니던 정리함 박스들까지 놓으니 정말 새 제품이 필요 없겠다 싶다.
깨끗이 닦아놓으니 역시나 모두 새 제품이다.
이렇게 내 손으로 정리하고 청소하니, 자연스럽게 애정이 생길 수 밖에.
아이가 아니었다면 해보지 못했을 경험. 느껴보지 못헀을 감정.
행복이 덕분에 나는 또 한단계 성장한다.
(환경보호는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