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이엄마 Sep 04. 2023

강풍이 분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사과나무를 심겠다


최근 나의 출근 루틴이 하나 생겼다.


출근하자마자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저자 린다 피콘)의 오늘자 페이지를 펼쳐 읽는 것. 명상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더 좋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위로와 활력, 용기를 얻으며 하루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2021년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의 출연자인 광고회사 아트디렉터 최인철님의 출근 루틴인데, 우연히 이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게 된 후 하루를 시작하기에 너무 좋은 방법 같아서 나도 바로 따라하게 되었다.


최근 가장 인상깊었던 한 줄, 그러니까 이 글을 쓰게 만든 한 줄은 8월 19일의 문장이었다.

“강풍이 분다. 이 바람으로부터 누구는 상상을 얻고 누구는 두통을 앓는다“ -카트린 대제

‘창의력과 기지가 풍부한 사람들은 변혁의 시기에 자기만의 성과를 이룬다’라는 내용과 함께 이 문장이 소개 되는데, 나에게 굉장한 인사이트를 주었다.    

현재 드라마 업계는 살얼음 판이다.

K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요즘 방송사들의 드라마 방영 편수는 점점 줄고 있고(편성 축소), OTT플랫폼들도 투자에 굉장히 신중하다.  8월 27일자 뉴시스 기사 <‘김희선, 이서진 드라마도 삐걱.. 시장붕괴 위기> 에서는 ‘국내 드라마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촬영을 마쳤지만, 편성을 잡지 못한 작품도 100여편에 달했다. 넷플릭스 등 OTT등장으로 K 콘텐츠 인기가 높아지면서 거품이 일었고,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위험 부담도 커졌다.’라는 내용을 실었다. 이외에도 많은 언론 보도가 있다.


내가 일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 겪는 고난의 강풍이다. 이 흐름이 최소 2년은 지속될 듯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 여파로 프로듀서, 연출, 작가, 스탭, 배우 등 모두가 일자리에 대한 위협을 한동안 느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끝과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본질에 집중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본질, 요새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지난 후 어떠한 시대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성과를 이루어놓자고 다짐한다.   


그것은 글과 영상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과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아이템을 발굴하는 감각에서의 한 단계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크리에이터의 영역까지 도전을 해보는 것. 인풋에 대한 갈증이 심해가던 찰나에 지금이 오히려 나에게 아주 좋은 기회라 여기기로 했다.

또 하나는 회복탄력성 증진. 내가 업을 그만두기 전까지 언제고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끊임없이 끌어올릴것!

스타트업은 성공에 도달하기까지 실패의 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던데,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실패에도 좌절하지 말고, 실패든 성공이든 이 모든 과정을 내가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긍지를 가지자.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4일자 페이지의 한 줄은,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늘도 나는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쓰며 나의 감각과 근육을 키울 것이다.  

강풍으로부터 날아갈 생각보다는 강풍에 몸을 싣고 재미난 상상을 얻어야지.  


작가의 이전글 노오란 털뭉치의 고귀한 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