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사과나무를 심겠다
최근 나의 출근 루틴이 하나 생겼다.
출근하자마자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저자 린다 피콘)의 오늘자 페이지를 펼쳐 읽는 것. 명상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더 좋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위로와 활력, 용기를 얻으며 하루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뭐든지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2021년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의 출연자인 광고회사 아트디렉터 최인철님의 출근 루틴인데, 우연히 이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게 된 후 하루를 시작하기에 너무 좋은 방법 같아서 나도 바로 따라하게 되었다.
최근 가장 인상깊었던 한 줄, 그러니까 이 글을 쓰게 만든 한 줄은 8월 19일의 문장이었다.
“강풍이 분다. 이 바람으로부터 누구는 상상을 얻고 누구는 두통을 앓는다“ -카트린 대제
‘창의력과 기지가 풍부한 사람들은 변혁의 시기에 자기만의 성과를 이룬다’라는 내용과 함께 이 문장이 소개 되는데, 나에게 굉장한 인사이트를 주었다.
현재 드라마 업계는 살얼음 판이다.
K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요즘 방송사들의 드라마 방영 편수는 점점 줄고 있고(편성 축소), OTT플랫폼들도 투자에 굉장히 신중하다. 8월 27일자 뉴시스 기사 <‘김희선, 이서진 드라마도 삐걱.. 시장붕괴 위기> 에서는 ‘국내 드라마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촬영을 마쳤지만, 편성을 잡지 못한 작품도 100여편에 달했다. 넷플릭스 등 OTT등장으로 K 콘텐츠 인기가 높아지면서 거품이 일었고,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위험 부담도 커졌다.’라는 내용을 실었다. 이외에도 많은 언론 보도가 있다.
내가 일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 겪는 고난의 강풍이다. 이 흐름이 최소 2년은 지속될 듯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 여파로 프로듀서, 연출, 작가, 스탭, 배우 등 모두가 일자리에 대한 위협을 한동안 느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끝과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어려운 시기일수록 본질에 집중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본질, 요새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시기가 지난 후 어떠한 시대가 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성과를 이루어놓자고 다짐한다.
그것은 글과 영상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과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아이템을 발굴하는 감각에서의 한 단계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크리에이터의 영역까지 도전을 해보는 것. 인풋에 대한 갈증이 심해가던 찰나에 지금이 오히려 나에게 아주 좋은 기회라 여기기로 했다.
또 하나는 회복탄력성 증진. 내가 업을 그만두기 전까지 언제고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끊임없이 끌어올릴것!
스타트업은 성공에 도달하기까지 실패의 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던데,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도 마찬가지인것 같다.
실패에도 좌절하지 말고, 실패든 성공이든 이 모든 과정을 내가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긍지를 가지자.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4일자 페이지의 한 줄은,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나는 여전히 사과나무를 심겠다’.
오늘도 나는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쓰며 나의 감각과 근육을 키울 것이다.
강풍으로부터 날아갈 생각보다는 강풍에 몸을 싣고 재미난 상상을 얻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