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카페다. '집 앞'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모르겠다. 우리 아파트 단지 내의 커뮤니티 카페다.
신축 아파트에 와서 살며 감사하고 만족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중 커뮤니티 카페가 가장 마음에 든다.
널찍한 공간, 높은 층고, 쾌적한 테이블 간 거리. 그리고 무언가 좋은 걸 누리고 있는 듯한 값싼 만족감.
사실 노력에 비해, 또 능력에 비해 너무 빨리 너무 많은 걸 가졌다. 10평이 될까 말까 한 빌라에서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이 가끔 당황스럽다. 이건 혹시 꿈일까? 그래도, 이게 행운이라면 그 행운을 꽉 움켜쥐고 소중히 살아보고 싶다. 기쁠 때 기뻐하며 욕망을 긍정하고 싶다.
가난이 슬픈 이유 중 하나는 욕망을 끊임없이 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은 갖고 싶은 데도, '나는 이게 갖고 싶지 않다' 계속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그래야 자존감을 지킬 수 있으니까. 이젠 욕망하고 싶을 땐 욕망하고 플렉스하고 싶을 땐 flex도 하면서 살고 싶다. 가끔 이런 욕먹을 글도 쓰며 마음을 털어내고 싶다. 엄마 아빠 친척 걱정 안 하고 오직 아내와 나에게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