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여행할 때마다, 틈틈이 책방에 들러 그곳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곤 했다. 우리나라 서점과 비슷한 점도 있었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여유로운 분위기가 일본 서점만의 매력을 만들어냈다. 이번에 읽은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은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을 깊이 있게 다루며 그들만의 독창적인 매력과 디자인 철학을 탐구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허브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 책은 1959년 창간된 일본의 건축 전문 월간지 '건축지식'에서 발표한 자료로, 건축적 관점에서 서점의 실용성과 디자인을 조명하고 있다.
각 서점이 가진 독특한 디자인, 운영 철학, 그리고 지역과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다루며 독자들에게 색다른 영감을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네 책방이 문화적 중심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로 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대형 서점 외에는 동네 책방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은 일본의 서점 문화를 탐구하며, 우리도 서점이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게 만든다.
이 책에서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좋을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서점 디자인과 지역 문화의 연결
이 책은 각 서점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중심으로, 서점이 지역의 문화적 배경과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건축적 요소나 인테리어가 어떻게 서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2. 운영 철학의 다양성
서점들이 책을 판매하는 방식이나 고객과의 소통 방식을 넘어,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문화적 경험을 중시하는 운영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점이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서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지역 서점과 커뮤니티
각 서점이 지역 주민들과 어떻게 협력하고 소통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허브로 기능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점들이 어떻게 로컬 문화를 증진하고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지 알 수 있다.
4. 서점의 감성적인 공간 구성
서점 내부 공간 구성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그 공간에서의 독서 경험이 어떻게 특별한지, 공간 배치가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5. 서점에서의 특별한 독서 경험
독자들이 서점을 단순히 책을 구입하는 장소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서점에서의 시간을 하나의 특별한 경험으로 만드는 다양한 이벤트와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런던의 노팅힐 지역에서 작은 여행 서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남자 윌리엄 대커(휴 그랜트)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 스타 안나 스콧(줄리아 로버츠)의 로맨스를 다룬 영화 [노팅 힐(Notting Hill, 1999)]은 엄청난 인기였다.
지금도 이곳 노팅힐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영화에서 나온 서점을 찾아간다고 하는데, 영국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처럼 책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곳에서 서점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일본의 독특한 서점 문화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고, 서점을 단순한 책 판매점이 아닌 문화의 중심지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이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서점 인테리어나 건축 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관심 있는 사람, 자신만의 서점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도 추천드린다. 특히 일본의 독특한 로컬 서점들을 직접 가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한편 이 책은 단순히 서점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서점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지역과 사람들, 그리고 문화를 연결하는지 보여주며, 서점이라는 공간의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