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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Aug 28. 2021

채식을 시작하다

채식 그 너무나 어려운 이름

어느 평범하고 행복한 주말 저녁.

와이프님과 더 게임체인져스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이 다큐는 어떤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는데 제목이 기억나질 않는다.)


내용엔 한 격투기 선수가 부상을 당하며 빠른 회복을 위해 연구하던 중 채식을 통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더 빠르게 회복하고 더 건강해진 사례를 추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본인도 채식을 통해 몸을 회복하고 기존의 기록들을 경신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다큐의 내용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영양에 관한 상식을 파괴한다. 일례로 우리는 비타민B12 채식으로는 얻을 수 없고 고기를 먹거나 영양제를 따로 섭취해서 얻을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팩트는 땅 속의 사는 특정 세균이 이 비타민으로 변환되는데 돼지나 소들이 이 세균들이 있는 흙이나 풀을 섭취했을 때 체내에 소량이 축적되고 그 축적된 비타민을 우리가 섭취하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속았...)


실제로 우리가 뿌리식물이나 채식을 통해 풀들을 직접 섭취한다면 더 많은 비타민을 얻을 수 있지만 농사를 짓기 위해 사용하는 농약과 화학비료들이 이 이 세균들을 전부 죽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채소들엔 비타민B12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이전부터 나는 고기를 매우 좋아했지만, 와이프는 고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좋아했지만 소화를 잘하지 못했다고 해야 하겠다. 결혼 후 첫해에 우리 부부는 거의 매일 소고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었는데 너무 즐겁게 먹었지만 항상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고생을 했다. (꺼억꺽이의 탄생)


소고기가 질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니 돼지고기와 양고기 등을 섭취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맛있지만 역시나 소화가 잘 되지 않았다. 우리 둘 다 요리하는데 딱히 재능이나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라 요리하고 설거지를 하는 시간을 오히려 아까워했다. (일을 하며 요리 및 집안 살림까지 하시는 주부님들은 진정 슈퍼우먼.. 리스펙트!)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그날 저녁부터 우리는 채식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집에서는 비건(완전 채식)으로 외부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날 때면 페스코(고기와 생선만 X)를 하기로 했다.


영화 시청 후 출출해진 배를 부여잡고 오늘 저녁을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을 한다. 냉장고엔 아무리 봐도 채식을 할 거리들이 없다. (도전 첫날부터 라면을 먹을 순 없다!)


핸드폰을 열고 바로 채식 타코를 주문한다. 맛있게 먹고 나니 1시간 뒤에 다시 배가 고프다. 채식하기로 했는데 우짜지..


신의 계시인가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맛있는 라면이 있다.

채소가 가득 들어간 비건 라면!!인 줄 알았지...

1개를 끓여 와이프랑 후루룹 짭짭 맛있게 나눠 먹었다. 다 먹고 나니 눈에 들어오는 라면 봉지. 무심코 뒷면을 보았는데.. 돼지고기, 난황, 난백(계란), 우유, 땅콩버터, 돈골 농축액 분말. 아닠ㅋㅋㅋ (가지가지 다 들었다. 망했다.)

이게 비건라면
그리고 영양성분표

비건라면인 줄 알고 사다 놓은 엉뚱한 라면을 먹었다. 시도는 좋았으나 첫날부터 망했다ㅋㅋ 그래도 도전에 의의를 두고 눈물을 흘리며 잠을 청한다. (주룩)


채식 도전기는 다음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추천 다큐멘터리.
더 게임체인져스 외.
1. 씨스피라시스
2. 카우스피라시스
3. 몸을 죽이는 자본주의의 밥상(What the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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