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주 민감한 주제인 부동산에 대해서 얘길 해볼까 한다. 두렵지만 일단 시작해 본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 괜춘. ^----------^)부동산. 아니 아파트 도대체 언제까지 오를까? 이건 신이 아닌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다만, 과거의 사례와 여러 통계들을 통해 미래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은 그냥 오른 게 아니다. 현재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전 세계적인 추이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가에 집중해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욱 가팔라졌다. 세계적인 팬데믹이 찾아온 이런 위기 상황에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사람 간의 이동이 통제되어 소비가 이루어지기 힘듬에도 부동산은 보란 듯이 상승만 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유례없는 팬데믹으로 미국 경기가 크게 타격을 받았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감기가 걸리는 우리나라이기에 더 없는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20년 1월 20일 2,277 포인트를 정점을 찍고 갑작스러운 펜데믹의 출현으로 3월 19일 단 두 달 만에 1,439포인트로 급락하며 40% 이상이 빠졌다. 이때 시장은 그야말로 패닉 그 자체였을 것이다.
경제석학들과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V자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W자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러나 증시는 석 달이 되지 않아 기존의 고점에 근접했고 다섯 달이 되지 않아 고점을 돌파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부동산은 그 이상으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을까?
팬데믹 때문에 사람들이 나갈 수가 없어서 집의 소중함을 깨달아 아파트를 마구마구 구매하기 시작해서 부동산이 오른 것일까? 집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갑자기 집을 살 수 있는 돈이 생기는 것일까? 나 같은 소시민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경기가 이렇게 어려워서 수입도 줄고, 일을 쉬기도 하는데 다들 어떻게 집을 사는 걸까? 하나 씩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두 번째 답을 같이 공개하자면 바로 "영끌과 전세"이다. (전세+주담대+신용대출+보험대출 정도는 돼야 진정한 영끌) 모두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라는 특이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사실 2개국이지만 경제규모와 대출 총량의 차이가 비교가 안되기에 유일하다고 한다.) 이 전세라는 제도가 사람들이 집을 사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용기를 주었다. 영끌의 기본 공식은 이러하다. 직장인 A는 자본금 1억으로 서울의 9억 이하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전세금 4억 + 주담대 3억 + 신용대출 1억 + 자본금 1억 = 9억 매수 쌉가능.
선순위 근저당이 있는 집은 경매로 넘어갈 위험이 있기에 섣불리 전세를 들어가기가 무섭다. 그래서 HUG(허그) 보증 or 서울 SGI 보증을 이용하는 것이다. 보증보험을 가입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일단 내 전세금은 보증보험사에서 돌려주고 집주인을 상대로 경매를 진행하여 채권 추심한다. 힘없는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이렇게 악용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머리 좋다)
이렇게 가지고 있는 자본이 적어도 전세를 낀다면 내가 당장 들어가서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명의의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소위 부동산 스타 강사라는 사람들은 이걸 "갭투자"라고 부른다. (어떤 인간은 이렇게 300채를 샀다고 자랑하더라.) 그리고 부동산 불패를 믿으며 기다리면 집값이 상승했다. 최근 몇 년간 내 집(아파트)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적게는 수 천에서 많게는 수 억 이상을 벌었다.
우리가 직접 시간을 투자해서 몸으로 일하고 그 대가로 받은 근로소득이 아니기에 부동산으로 본 시세 차익을 불로소득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불로소득은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한다. 난 이러한 양극화로 중산층이 무너진 나라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바로 다음 답으로 넘어가 보자.
세 번째 답은 영끌을 할 용기를 주는 "저금리"이다. 팬데믹 이후 미국에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로 낮추며 양적완화를 시행했다. (쉬운 말로 돈 풀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로 미국은 금융건전성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MBA 수업에 윤리와 도덕 수업이 필수가 되었을 정도다. 이미 여러 차례 크고 작은 경제위기를 경험하며 내공이 쌓인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기로 돈을 무한대로 찍어내며 이 위기를 유연하게 잘 방어했다. (사실 잘 방어했다기보단 일단 지르고 보자로 보인다. 애들도 답이가 없었을 것이야..)
미국이 제로 베이스 금리를 유지하니 우리나라도 따라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단군 건국이래 유례없는 0.25%의 금리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무려 1%대, 주담대도 2%가 되어버렸다. 대출을 4억을 받아도 2%로 계산하면 한 달 이자가 666,667원 밖에 안 된다. 일반 직장인들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이자인 것이다. 여기에 전세 4억을 끼고, 신용대출 1억을 받으면 월급 200만 원 직장인도 9억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금리 기조는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되었고 목돈들은 갈 곳을 잃었다. 은행 이자는 고작 0.5~1%. 돈을 맡겨놓으면 인플레이션으로 오히려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채권의 수익률도 마찬가지. 돈은 그렇게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당연스럽게 주식과 부동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코인에도)
그리고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게 바로 소위 부동산 존문가(앗. 오타가 났네. 내는 김에 ㅈ으로 낼걸)들과 유투버들이었다. 호재가 있다, 여긴 이래서 오른다, 저평가되어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소시민들이 이 투기판에 뛰어들기를 부추겼다. 경제가 작용하는 모든 인과는 반드시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이루어지게 되어있다. 단순히 부자들과 투기꾼들만으로는 이 거대한 판을 움직일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을 홀려 이 판 안으로 끌어들여야 그때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내 집을 비싼 값에 받아줄 호.. 호.. 호..랑이 입이 필요한 것이다.)
오일남 할아버지는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이렇게 외쳤다. "이러다 다 죽어" 진짜 이러다 다 죽는다. 지금의 집값을 유지하는 것들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기 시작하면 깨닫기 시작할 것이다. "일장춘몽" 아주 좋은 꿈을 꾸었다는 것을 말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첫 번째로 정부에서 시작한 대출 총량 규제로 이제 수 억이 넘어가는 전세 대출은 꿈꾸기 힘들어졌다. 집값의 하방압력을 견뎌주는 것이 "전세금"이다. 수 억 원의 전세대출이 안되면 현금부자들만이 수 억 원의 강남 전세살이가 가능해진다. 과연 얼마나 될까.
두 번째 저금리의 종말이다. 우리나라 금리는 미국의 금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외화 유출이 심화되기에 항상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난 리먼브라더스(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으며 양적완화 후 테이퍼링을 갑작스럽게 멈춘 뒤, 신흥국들의 증시가 발작을 하는 경험을 했다. 이번엔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양적완화 후 테이퍼링을 천천히 긴 호흡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엔 성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미국이 내년 6월에 끝내기로 한 테이퍼링을 4월에 조기 종료하려고 한다.
미국도 현재 우방국들의 입장을 봐줄 처지가 아니라는 말일 수도 있다.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이다. 미국은 금리를 한번 올리면 단기간에 급등시키는 양상을 보여왔다. 금리가 얼마나 빠르게 오를지 예측할 수 없지만 미국 금리보다 우리나라 금리가 낮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대출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는 상상하기 힘들다. (현재 이미 4~5%까지 올랐다.)
혹자들의 서울은 다르다고 한다. 23년까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2년은 안 떨어진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그건 공급량을 추산하는 통계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공급되는 량을 보면 23년 말부터 서울은 공급 과잉에 들어간다. 그렇다고 이제 부동산은 폭락한다는 얘길 하는 게 아니다. 이 탐욕스러운 투기판에 지금이라도 뛰어들고 싶겠지만 잠시 숨을 고르며 여유를 가지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얘길 하는 것이다. 냉수로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한다면 더욱 좋다. 잠시라도 이성적으로 이 게임을 바라보자.
나는 내년부터는 부동산의 분위기가 지금과는 완연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집 마련도 잠시 미루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하나, 나는 경매를 계속할 것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 시장에 계속 남아있길 선택한 것이다. 이것은 나의 선택이며, 내가 책임져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뜬금없지만 나는 몸으로 일하는 근로자가 우대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러했듯 열심히 일하고 아끼고 저축해서 우리 가족이 살 집을 구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길 바란다. (앞으로의 세상이 그럴 순 없겠지만..)
내용이 너무 길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잘 먹고 잘 살고 싶다. 일한 만큼 대가를 얻고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는 소망이다. 다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