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차 온다.
리더십 평가 하위 그룹 조직장,
언젠가 빠지기는 빠지는데,
뉴페이스는 계속 나타나.
새싹(?)들은 당최 어디에 숨어 있던 걸까?
연말 조직개편과 함께
대규모 직책임면이 발표되면,
블라인드*에 자주 나오는 표현입니다.
(*회사에서 관여할 수 없는 외부 익명게시판 App)
공식적인 리더십 평가를 운영하지 않는 회사라 해도
저잣거리에는 조직장의 하마평이 돌기 마련입니다.
그간 악평을 받는 조직장들을 보면,
대체로 이 세 가지 범주에 속했습니다.
유달리 강한 열정/개성으로 구성원과 마찰이 잦은 분
그 반대로 일에 너무 관심이 없는 분
열정의 수준은 적정한데,
사업의 핵심이나 방향을 못 잡아
구성원들로 하여금 일하기 힘들게 하는 분들
이런 분들에 대해
직원들은 불만을 표출합니다.
조직장과 갈등으로 인한 인재 이탈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그간 제가 경험한바,
경영진은 이렇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경영진 입장 vs. 직원 정서는
이렇게 극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사업부제로 운영되는 저희 회사는
사업부 대표의 독립경영을 존중하는 동시에
조직장과 갈등으로 인한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서,
인사팀에서 절충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이 가이드라인을 사업부 대표들께서 잘 지켜주신 건지
우연(또는 필연)의 산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하마평을 보나
평가 코멘트로 보나
그럴 사유가 충분한 분들로 보입니다.
즉, 발령게시에 뜬 ‘면’ 직책자 명단을 보면,
네임드 조직장들이 대부분입니다.
“야근이” “파이터” 등 닉네임이 붙었을 정도로
직원들 사이에서는 악명(?)이 자자 했던 분들.
“아 이제 네임드 조직장들이 어느 정도 다 떠나셨구나"
싶을 만큼 면 되셨는데도,
여전히 새로운 네임드 조직장들이
어딘가에서 무럭무럭 자라나(?)
결국 몇 년 후 하위 10%에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최 이분들은 어디에 숨어계셨던 걸까요?
어느 날 문득
맨 아래 하위 10%에 집중된 눈을 천천히 들어 올려
하위 10%~20% 구간을 쓰윽 한번 봤더니,
아… 이곳에 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새싹이라 표현한 이유는,
아직 표면적으로는 악명이 높지는 않은,
하지만 알음알음 누구나 알고 있는,
“아직 정상적인데 뭔가 말이 안 통하는” 조직장.
그런 하마평을 가진 분들이
그 구간에 다 모여 있었습니다.
본부장급보다는 팀장급에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데,
직원들이 쓴 평가내용을 보면 이러합니다.
성향 측면에서는, 네임드 조직장들이 주로 지적받는 ‘고집불통’과 같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관리 스킬 측면에서는, ‘팀장으로서 아직 서투른 듯하여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구성원들로부터 배려있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배려성 점수가 조합되어 하위 10%까지는 아니고
하위 20% 구간에 모여 있었던 것이지요.
아니 이렇게 간단한 이치를 왜 그간 몰랐지!
면 되신 기존 하위 10%분들의
과거 평가결과를 역추적해봤습니다.
역시. 그분들도 직책을 맡으신 초반에는
10%~20% 구간에 있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 구간에 있는 분들은,
대체로 그 구간에 계속 머물거나
하위 10%로 내려가거나 하셨지요.
평균 구간 이상으로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마음이 조금 암담합니다.
사람은 결국 안 변하는 걸까요?
그러나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저희 회사는 리더십 평가 결과를
본인에게 피드백하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에 반영하지도 않습니다.
리더십 결과 하위에 속하는 분들을
마냥 정죄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분들은 아직 계발의 여지가 있을
하위 10%~20% 무렵에
윗분들로부터 “잘한다 잘한다” 피드백을 받은 겁니다.
대체로 그 애매한 구간에 있는 팀장급은
리더십이 아니라 팔로우십이 좋은 거거든요.
윗분에게는 열정적인 직책자로 비쳤을 겁니다.
하지만 팀원들에게는
“심하게 막 이상한 사람은 아닌데,
견디기는 어려운 팀장”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을 겁니다.
팀의 핵심직원이나 차석급 직원이
이런저런 사정을 대며 팀을 떠나고 있을 겁니다.
가업을 이어받는다든가
이민을 간다든가
(아직 많지는 않은 남성) 육아휴직을 쓴다든가
아예 대놓고 “타사에서 기회를 찾았다”고 하거나
타부서 이동 요청 등
이런 징조라면
그 의심,
해보셔도 됩니다.
혹시… 팀장(또는 본부장) 때문에 떠나는 건가?
네. 맞습니다.
하위 그룹 조직장은 그 인간됨이 하위인 것이 아니라,
관리 스킬이 하위인 경우가 많습니다.
팔로우십을 넘어 리더십을 배양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불통의 리더십이 지속적으로 양산된다는 점은
어쩌면 회사도 공범일 수 있습니다.
저는 리더십 평가 제도의 보완 방향으로
[피드백]을 진지하게 고민 중입니다.
만약 리더십 평가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든
피드백하고자 한다면, 하위 10% 구간이 아니라
10%~20% 구간의 조직장들을 대상으로 해야겠습니다.
너무 티 나게 개별 피드백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떤 형태로 할지는 방법을 고안해본 후
다음 기회에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두 가지 辯]
1. ‘리더십’ 또는 ‘리더십 평가’를 바라보는 관점은 회사마다 다릅니다. 여기에는 정답이 없으며, 이 글은 여러 관점 중, 리더십 평가 결과를 신뢰하고 활용하는 회사에서 참고해볼 만한 하나의 사례임을 양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직원들이 표출하는 불만의 정서를, 그 현장감을 살리느라 똥차, 쓰레기차 표현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관련 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으며, 그럼에도 언짢은 기분을 드리진 않을까 걱정이 되어 양해를 구합니다.
https://youtu.be/-Al0Hfw2E4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