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단상
아침운동을 나서지 않은 지 한참이다.
산에 빠져 등산을 다니다 보니,
이것으로 운동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어딘가 있어나보다.
하지만 가끔 하는 고강도의 운동
- 맛있는 술과 음식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보다는 꾸준한 매일이 중요함을 체중계의 숫자로 확인한다.
쾌락적 습관은 금세 익숙해지고,
떨쳐내기는 매우 어려워,
해야지 해야지의 반복적 실패를 거듭하던 어느 순간
그래 어디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란 맘이 들었다.
그렇게 3개월에 달하는 나태의 시간과
여행, 친구, 술을 촘촘히 동반한 일주일이 지나자
그저 자연스럽게 내일은 아침운동을 가야겠다고 마음이 먹어진다.
늘 최선의 길로 가지는 못하지만 너무 차악의 길로도 빠지지는 않는
늘 열심히는 못하지만 너무 나태해지지는 않는
늘 정도를 걷지 못하지만 결국 길로 되돌아오는
내가,
'참 예쁘다'란 생각이 들어
벚꽃 가득한 아침 운동길이 즐겁다.
어제 지나가며 슬몃 본 벚꽃이 예뻐,
오늘 날 끌고 나온 것은 곧 떨어질 꽃처럼 찰나의 의지라고 하더라도
봄날 만발한 꽃에 이끌려 나오는 나는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주고 싶게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