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전쟁의 발발과 소득세의 탄생
블루헤븐이 태평성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이 주변 공동체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특히 블루헤븐 인근에 근거지를 마련한 두 공동체, 레드블러드(Red Blood)와 옐로우앵거(Yellow Anger)가 요즘 급격히 세를 확장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연남강에서 낚시 자리를 놓고서 레드블러드 주민들과 다소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전 같았으면 레드블러드 주민이 블루헤븐 주민들을 피했겠지만 그들의 세력이 커지면서 결국 충돌했던 것이다. 크고 작은 분쟁이 거듭되면서 블루헤븐과 레드블러드 사이의 전운이 깊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블루헤븐의 주민들 사이에서 레드블러드와의 전쟁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 갔다. 주민대표회의에서는 변화된 정세에 긴밀히 대응하기 위해 군사와 전쟁물자를 늘리는 안건이 통과되었다. 당장 필요한 것이 전투물자의 증산과 식량의 확충이었다. 다행히 블루헤븐과 평소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그린랜드(Green Land)가 무기제조에 필요한 광물과 식량을 신속히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문제는 돈이다. 평화의 시대가 너무 길었던 탓일까. 광물구입과 식량구매를 위한 세금 증액에 관한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구체적으로 누가 얼마를 어떻게 더 부담할지 주민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토지세와 물품세를 올리는 제안은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토지에서 대부분의 소득이 창출되는 주민은 이미 충분히 세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품세를 내는 주민들 역시 세금을 더 낼 생각이 없다. 그러는 사이 침공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레드블러드에 잠입한 블루헤븐의 첩자로부터 속속 전해져오고 있다.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