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수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Dec 21. 2024

그 짓이 성공했다면

그러나


계엄이 성공하면 전국계엄이라 모든 관공서와 종합병원에 군인들이 진을 치고 있을 것이다. 군인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는 거지. 모든 행동과 말이 검열될 수 있다. 정부에 반하는 집회는 물론이고 시위도 하지 못하며 개인적인 블로그도 검열받을지도 모른다. 모지리는 술을 좋아하면서도 유튜브에 술방이 너무 많다며 술 먹는 유튜브를 제재할 것이다. 술방으로 수입을 얻던 유튜버는 술을 마시면서 정부에 반하게 되며, 술이 올라 모지리를 욕하는 방송을 하고 그 유튜브는 군인들에게 끌려가게 될 것이다. 벙커에서 개 식겁을 하고 풀려 나온 유튜버는 멘탈이 나가서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고 계정도 사라지고 만다. 영화나 드라마는 일본이나 정부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독도는 일본군이 주둔하고 교과서에서 독도라는 단어가 아닌 다케시마로 바뀐다. 각 지방의 여러 관공서에서 자리를 지키던 군인들이 밤늦게 다니는 여자가 예쁘다고 성희롱하고 성폭행해도 요즘 같은 그런 범죄로 취급받지 않는다. 군인이 곧 법이며 규범이라 오히려 불이익을 피해자가 당할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계엄에, 모지리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지만 군대는 탱크를 동원해서 곳곳에서 사람들을 밀어붙일 것이다. 마치 히틀러가 된 모지리는 사형제도를 부활시켜서 반대하는 사람들을 악의 세력으로 결정짓고 잡아서 고문하고 가족까지 위협한 다음 그래도 입을 다물거나 끝끝내 반항하면 사형을 시킨다.


사람들은 더더욱 들고일어났고 수출길은 전부 막히고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잡은 바이어들은 한국으로 들어오기를 거절하고 거래도 전부 끊어 버렸다. 일부 모지리 독재에 도움이 되는 기업은 살아남지만, 그것으로 경제가 살아나는 건 역부족이다. 자영업은 무너지고 사람들은 대부분 일용직으로 돈벌이를 하지만 쉽지 않다. 모지리와 건희에 기댄 기득권들은 자산을 백억 이상씩 쌓아 놓고 사람들을 더욱 족친다. 건희는 이제 대 놓고 대통령 노릇을 하며 건희 미술관을 건립하는 둥,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한다. 거기에 동원된 자본은 전부 세금으로 충당한다. 21세기에 콜롬비아가 내란으로 독재할 수 있었는데 한국 역시 그렇게 되었다. 사람들은 더욱더 시위하다가 잡혀가거나 무력 충돌로 인해 다치는 건 물론이고 죽어가는 시민들이 늘어 간다.


그 일을 사건으로 보도하는 방송국은 전부 검열당해서 방송하지 못하고 관계자들은 다 잡혀간다. 정부에 기댄 방송국들은 시위하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모는 방송을 끊임없이 내보내고 21시가 되면 사라졌던 땡전 뉴스가 나온다. 예전과 다른 점은 매일 하는 땡전 뉴스에서는 모지리가 아니라 건희를 빨아주는 뉴스가 나온다. 2024년에 이런 국가가 되었다는 사실에 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탄핵 집회를 이끌었던 20대들은 정부군의 압박에 학교나 회사에 갇혀 나오지 못하게 되었다. 소수로 나와서 시위하다가 벙커로 잡혀가서 행방을 알 수 없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났고 SNS와 유튜브, 인터넷은 전부 검열받는다. 그러다가 지방을 중심으로 시위가 커졌고 사람들은 연대했다.


강제 해산되었던 민주당은 살아남은 박주민, 안귀령, 정청래 같은 몇몇 의원들, 그리고 유시민과 국힘을 버린 의원들, 제대한 장교 출신들 주도로 조금씩 시위의 양상이 갖추어졌다. 시위는 점점 중앙으로 올라갔고 서울에서 모여 시위하던 도중 탱크 발포가 발생하면서 유혈이 낭자하고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죽어갔다. 모든 것이 실패로 끝나가려는 찰나 의논도 없이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한국의 독재 상황을 주시하던 미국에서 미군이 투입되면서 정부군과 대치하게 된다. 미군은 독재에 기울지 않은 한국의 정규군과 합동으로 정부군을 제압하게 된다. 시위대를 탱크로 막던 정부군을 타격하고 국방사령부로 들어가 내란에 가담한 장군들을 제압하여 끌고 나오고 마지막으로 모지리를 제압한다. 미군과 정규군 뒤에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내리고 그 옆에는 이재명이 서 있다.


체포된 모지리는 끝까지 자신의 잘못 보다는 반국가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망상을 늘어놓았고 부역자들이 전부 법정에 섰다. 그들은 모지리가 시켜서 한 일이라며 자신들은 시켜서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는 아이히만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부역자들에게는 사고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은 죄를 물어 무기징역이 선고되었고 모지리는 수많은 일반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죄로 자신이 부활시킨 사형이 선고되었다. 아직 구치소에서 보호감호를 받는 김건희는 자신의 야망이 헛된 꿈이었다는 것을 알고 창으로 보이는 하늘을 멍하게 보았다. 소설을 써봤다.

                

계엄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21세기에 국민이 결국은 이겼을 것이다. 물론 유혈사태가 났을지도 모르고 위험한 순간을 겪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 옛날 박정희 정권 시절, 차지철이 부산과 마산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었을 때 계엄군을 보내서 탱크로 싹 다 밀어버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지철은 캄보디아에서는 200만 명도 넘게 죽였는데 우리라고 못 할 것이 뭐가 있습니까?라는 망상에 찌든 소리를 박통에 말했다. 후에 전두환은 광주에서 그 같은 짓을 실제로 하고 만다. 그 망령을 2024년에 김용현에게서 전 국민이 봤다.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다. 김재규가 차지철의 망상을 알고 그 망상을 박통이 실행할 것이라는 알았기에 총구를 들었다.


21세기에 계엄이 떨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아직 그 여파에 국민이 육체와 정신적으로 허덕이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이틀이 지났는데 속보가 쏟아졌다. 대통령에게 충성을 하지 않았다고 아내를 성폭행하고 어린 딸의 얼굴에 상처를 낸다고 협박을 받은 기자회견이 있었지만 언론이 다루지 않았고, 김예지 의원은 탄핵에 찬성했다고 국힘의원들에게 인간성장애라는 말을 들으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국힘의원들. 세상의 모든 욕을 다 퍼부어도 모자랄 판이다. 20241203. 이 숫자를 잊지 말아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