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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작가 Jan 01. 2021

꿈꿀 수 있다면

매 년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당신에게

If you can dream it you can do it 


19살 완전히 망쳐버린 수능 다음날, 죽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새벽 첫 차를 탔다. 강대교를 지나서 강변역으로 넘어가는 노선이었다. 할 수만 있다면 버스에서 내려서 한강 물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9,10 월 모의고사 성적으로는 SKY 대학은 어려워도, 중상위권 대학은 충분히 합격하고도 남을 만했다. 수능 때 받은 성적은 처참했다. 평소보다 1등급씩은 떨어진 성적을 받았다. 9월 말쯤 수술을 하고 장기입원을 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뭐가 문제였을까.  그때는 수능이 내 인생의 전부처럼 다가왔고, 부모님도 실패자, 낙오자가 된 것처럼 한숨을 쉬고, 끊임없이 몰아치며 쓴 말을 했다. 그 당시 어려워진 가정형편에 비싼 재수학원이라도 보내달라는 말이라도 할까 두려웠던 것 같다.


처음으로 타본 첫 차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바쁘게 어디론가 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조금씩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살아났다. 한강을 건너고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는데 테크노마트가 있는 큰 건물이 보였다. 연말연시를 맞이해 외벽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건물 벽면에 간판처럼 크게 적힌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If you can dream it you can do it

꿈꿀 수 있다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


이 말을 본 순간, 세상이 내게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라는 어떤 메시지를 던져준 것 같았다. 무리한 재수는 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받은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최선의 대학을 가기로 했다. 운 좋게 대학에 합격했고, 신입생 때 도전과 경험을 모토로 하고 싶은 동아리 활동과 학업 모두 열심히 했다. 수능은 망했지만, 그래도 실패자가 된 것은 아니었으며, 생각보다 잘 살 수 있었다.




지금도 매년 다이어리 첫 장에 한 해 목표를 적는다. 큰 목표를 적고, 목표를 위해 해야 하는 세부 계획들도 적어본다. 어려운 목표라면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데드라인도 만들어 둔다. 자주 다이어리를 펼쳐 방향성과 목표를 다시 확인한다.


 시간이 흐르고 연말이 되어 확인해 보면 꽤 많은 목표를 이뤘다. 작년 성공한 목표는 이직하기, 패러글라이딩 도전하기, 클라이밍 배우기, 작가 되기 등이 있다. 한 해의 목표 목록을 보면 뿌듯하다. 하지만 연말쯤 인스타그램이나 SNS를 보면 나보다 더 대단한 일들을 이뤄낸 사람들의 성과를 보게 된다. 어떻게 저런 것들을 꿈꿀 수 있었을까, 하는 존경심이 생긴다. 나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 들이기 때문이다. 


매년 해가 갈수록 If you can dream it, (꿈꿀 수 있다면)이  you can do it(해낼 수 있다)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새해에는 내가 가진 잠재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내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목표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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