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마케터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이탈리아 커피
커피를 이제 알아가는 초보 마케터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 이탈리아 커피,
그들의 오래된 역사와 스페셜티라는 변화의 물결을 체험하고 작성한 짧은 견문록
로마에서 방문한 첫 번째 스페셜티 카페, 카페 페르가미노. 바티칸 근처에 위치한 이 카페는 함께 붙어있는 펍과 함께 운영 중이었다. 원두 구매는 카페에서 하고, 매장 밖에서 마신 커피는 펍에서 계산하는 독특한 구조였다.
독특한 구조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유럽 각지의 다양한 원두를 판매하고 있는 매장이라는 점이다. 영국의 Crankhouse, Garagecoffee, Smallbatch, 39steps 독일의 The barn, Bonanza 스페인의 Nomad 이탈리아의 Gardelli 등 유럽 각국 유명 로스터리의 원두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 메뉴판에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와 스페셜티의 명확한 차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원두와 제조방법의 선택
정말 다양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었고, 각 원두의 특성에 맞게 추출 방법을 권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기호에 맞게 원두를 고르고 카페의 가이드에 따라 즐기기 좋은 제조방법을 고를 수 있다.
2) 가격
에스프레소 한 잔에 1유로도 안 하는 카페가 많은 로마에서 커피 한 잔에 5~8유로로 형성된 스페셜티 커피는, 가격에서부터 지금 마시는 커피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치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이 카페에서도 1유로의 저렴한 에스프레소를 판매하고 있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본다면 “적어도 스페셜티를 즐길 때에는 당신이 지불한 가격만큼 커피에 집중하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39steps의 에티오피아와 17년도 세계 로스팅 챔피언 Gardelli의 온두라스를 주문했다. 커피 경험, 특히 에스프레소에 대한 경험이 적다 보니 쫀득하고 진한 에스프레소가 조금씩 부담이 되고 있었다.
이때 마셨던 과일향 가득한 두 커피는 블루베리와 오렌지가 섞이는 듯 한 저 하늘처럼 입안을 화사함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내친김에 Gardelli의 콜롬비아 애너로빅도 구매했다. 한국에 도착해 원두를 시음해봤는데, 애너로빅 특유의 패션후르츠 같은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독특한 맛이었다. 그 상큼함이 강렬해 보통 마시던 1:15의 비율 대신 1:17 정도로 내려마시니 훨씬 즐기기 좋았다.
로마, 그것도 바티칸 바로 옆, 가장 보수적일 것 같은 그곳에서 유럽 각지의 스페셜티 로스터에서 온 원두를 경험하고 있으니 오래된 역사의 현장 속에 스페셜티라는 변화의 바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