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 클레어 Apr 10. 2024

[유머 1] 기분 좋은 케미

일상이 개그인 짝꿍과 햄볶아요  

<숏글>은 아주 짧고 가벼운 일상의 에피소드들입니다. 가끔 <예고편>을 위한 공지의 장으로도 인사드릴게요. 하단에 다음주 예고편도 있습니다.




하루는 짝꿍 천재와 가계부채 관련 뉴스를 보고 있었다. 짝꿍은 무슨 생각이 났던지 뜬금없이 돈이 필요하면 (자기에게) 말하라고 한다. 아마도 언니와 조카일로 마음 고생했던 나를 측은히 여긴 듯하다. 그래 나도 불현듯 말했다.


"부채는 늪이야."


그리고 개그본능을 주체 못 해 악동 같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늪'이라는 단어에 필이 꽂힌 것이다.


"한국말로 늪"

"독일어로 느흐ㅍ"

"영어 루우프"

"그리고 북한말로... 아, 이거 북한말로 뭘까?"


순간 천재가 눈을 번뜩이며 바로 대답했


"느비라요"


나의 예상을 능가한 신종 어휘와 발음 구사에, 순간 소파에 대자로 드러누워 자지러지듯 떼구루루 웃었다.


"하하하하. 이 호흡(케미)을 (자기 말고) 누가 맞춰 주겠어?"


짝꿍은 이 순간도 놓칠세라 호흡 소리를 낸다.


"쉑쉑쉑"


이 남자는 '호흡'이란 단어를 이리 영롱하게 살려낸 것이다. 내 남자의 애드리브는 자주 일반의 기대를 뛰어넘는다.


짝꿍 엉아 지금처럼 예쁜 개그 어린이로 잘 자라주세요!





*햄볶아요:  요즘 사람들이 '햄볶아요~' , '햄볶해~' 이런 표현을 많이 쓰는데, '햄볶'은 '행복'이란 단어를 변형 시킨 것으로, 행복하다는 의미를 재미있게 표현한 단어이다.












*내 의사 남친의 이솝우화의 다음 편 <통 크(큰)루즈의 땅 > 예고
저번주 사전투표 첫날, 짝꿍 천재가 잊고 있던 그의 짜투리 땅을 1억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조카 진국이의 사업실패를 도와주며 사실상 거저 주다시피, 1억 가까이 영끌해서 도와준 우리 커플은 하늘의 격려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참고: 성숙한 남자의 향기) 선을 행할 기회를 주신 것 자체도 감사한데, 손해 본 재정을 채워주시는 과정이 흥미롭고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크고 작은 기부를 생각하고 있는 짝꿍 천재는 정말 성숙하고 멋진 남자입니다 :)





※제 짝꿍 천재(가칭)는 브런치 작가활동은 전혀 하지 않아요. 비슷한 필명'들'에 헷갈리지 마셔요 :)

*사진, 그림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매거진의 이전글 성숙한 남자의 향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