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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 클레어 Jun 22. 2024

브런치 댓글에 답하다  

브런치 본질: 어느 작가님의 애달픈 댓글에 대해 회신드립니다

어제 새벽 한 여자 작가님께서, 댓글로, 브런치에서 다른 작가님(필명까지 공개)과의 애로사항을 표현하시고, 이내 글을 지우신 일이 있었습니다. 답답했는데, 하소연할 길이 없어 제게 위로를 받고 싶어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요약하면 구독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아래는 그 지우신 댓글에 대한 저의 (우회적인) 회신 성격의 글입니다. 동일한 사안도,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부디 편안하게 브런치를 누리시길 바래요.

더불어 브런치에서 부정적인 표현 시에는 특정 작가의 필명을 언급하시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해요. 해당 작가님의 신고가 들어갈 수도 있사오니 유의하셔야 해요. 댓글 쓰신 작가님은 본디 좋은 분이시고요 그럼에도 쑥스러우실 수 있사오니, 누군가 궁금해 마시고요, 본질인 아래 글만 읽어 주세요 : )







내 브런치 글은 광야길에 잠시 편안히 머물 수 있는 우물이 되길 바란다. 이 글우물은 들르시는 모든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자기만의 상황과 형편에 따라 표현의 자유대로 오가시기 바란다. 때론 처음 오신 작가님들이 이 공간을 디딤돌로, 많은 작가님들과 연결되어, 그 브러치방이 나보다 더 번창하기도 바란다.

내 <보석 같은 작가님들을 소개합니다> 매거진은 (포털 노출 없이) 매회 평균 조회수가 1000회가 넘고 많으면 1500회 가까이 된다. 이 허름한 글집이 분수에 넘치는 '댓글'과 '좋아요'를 받고 있다. 과분한 사랑과 응원에 몸둘 바를 몰라, 작가님들에게 글뿐 아니라 무슨 선물을 드려야 하나, 행복한 고민이 들 때도 많다. 간작가도 아니요, 무스펙 작가의 글을 시간을 내서 읽어 주시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클릭(조회)만 하는 500번 때론 1000번의 조회도 뭉클하다. 포털에 노출되지 않는 비주력 소재의 글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예전에는 저도 무척 예민했던) 구독이나 댓글에도 매이지 마시고 흔적 없이 눈(조회)으로만 보셔도 이젠 진심 감사하다. 한분 한분 찾아가 부담 전혀 갖지 마시고 즐기시라고 말씀드리고도 싶다. 내 글을 라이킷 하시고, 다시 읽어 보니 글이 부족하다 느끼시면, 라이킷 취소로 찔끔 눈치를 주세요. 구독했다가도 제가 안일해진다 싶으시면 구독 취소로 채찍도 주세요. 제가, 직장일 때문에 모든 분들에게 맞댓글을 두루 드리지 못하는 형편이라, 저처럼 자주 댓글 없이 그냥 읽기만 해주셔도 황송히 감사하다.

혹자는 나는 이제 구독자나 댓글을 넉넉히 받으니 이리 말한다 할지 모른다. 허나 이런 마음으로 고쳐 먹은 지는, 내 구독자수 50명이 넘으면서 부터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니깐, 브런치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기현상도 목도했다. 독자들도 작가의 수치 강박을 암암리에 느끼고 있었던 게 아닐까, 반성이 되기도 했다.




가끔 이 이슈로, 작가와 독자 간에 잡음이 생기는 것을 가끔 본다. 작가에게 '자유'가 있듯 독자에게도 '자유'가 있다 생각한다. 내 브런치방에서는 그런 '독자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시길 바란다.

작가가 글 한편 쓰는데 들이는 정성 못지 않게 독자의 정성도 상당한 것이다. 세상에 볼 것 많고 읽을거리, 심지어 각자의 본업이 바쁜데, 시간 내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한 응원이다.

브런치는 누리고 성장하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먼 훗날 책을 출간하게 된다면, 독자의 준엄한 판단(판매 부수, 호응, 팬)에 독자와 다툴 사람은 없지 않은가. 차라리 브런치안에서의 수치 결핍에 대해서 독자들을 채근하기 보단 절치부심 에너지원으로 삼아, 장차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나 본업의 성공에 더욱 도전하는 힘으로 삼으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우리 집(브런치)에선 '내가 왕이야' 해봤자 집 밖에서도 내가 왕인 것은 아니다. 브런치라는 온라인 공간은 어느 날 플랫폼을 없애버리면, 모든 수치와 그것을 위해 분투하며 쏟아부은 '수치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 사라질 '신기루' 일 수 있다. 그건 인생도 비슷하다.




그러니 '브런치 수치'를 넘어 브런치가 사라져도 남아있을,  '실력' 과 '노력하는 성실성', '내면성(인격)'을 다지며 더 큰 미래를 그려 보자. 이를 위해 인생 2막에, 한 번 더 비상할 날을 위해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말한다.  

모든 일 가운데 나의 부족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것이 '겸손'이라 생각하며, 나도 여전히 서투르지만, 독자의 어떤 표현도 겸허히 받고, 내가 더 자랄 수 있는 디딤돌로 삼고자 스스로를 더욱 담금질하고자 한다.  (단, 악플이나 예의,내용이 적합하지 않은 댓글은 우리 삭제합시다. 참고글 : 12화 [연재 10] 악플러들은 들으라. 얍!)

돌이켜 보면, 내가 준 것은 적고 받은 것은 늘 넘쳤던 40년 넘는 인생이다.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셨던 분들과 이곳 브런치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의 성원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브런치 글을 연재하는 의미도 크다. 세상은 무엇인가 더 얻으려고 아귀다툼하고, 상대를 모함하고 깎아내려서라도 더 가지려 한다. 그 혼탁한 세상이 싫어 글세상으로 도망쳐 온 '나'이고 '우리'라 생각한다.

부디 내 글우물이 미력하나마 가뭄속 해갈이 되길 바라며, 그래 누구나 대가지불의 어떤 부담도 없이 잠시 물 축이고 갈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래 본다 :)









*사진, 그림 출처 : 핀터레스트(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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