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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NOTE Apr 17. 2024

[직장인일기] 스톡옵션을 행사하기까지 4년

4년간 0.05% 

얼마 전 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1.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은데 팔 의향이 있느냐?

2. 다시 와서 함께 일해보는 것에 대해서 한 번 고민해 봐라 


전 직장에서 만 4년을 근무한 후에 난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다. 나는 입사시점에는 스톡옵션을 받지 못했고, 1년 뒤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회사의 베스팅 기간은 3년이었고, 난 4년에 걸쳐서 0.05% 회사지분을 갖게 되었다. 매년 스톡옵션을 부여받기는 했지만, 베스팅 기간이 도래하기 전에 퇴사하여 나머지 스톡옵션은 행사할 수 없었다.


오늘 연락이 왔고,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음 달 중에 스톡옵션을 통해 전환된 주식을 매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몇 천만원의 수입이 생기게 된다. 이는 내가 받은 퇴직금의 2~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4년 일한 것을 고려하면 큰 금액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스톡옵션 부여량을 볼 수 있었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숫자이기도 하다.


Zero to One 책을 보고 있는데 공감하는 내용이 나온다. (피터 틸, 제로투원, 한국경제신문, page 52)

페이팔을 설립해서 팔고 난 후 2004년에 나는 옛 친구 한 명을 우연히 마주쳤다. 내가 대법관 보좌관에 지원할 당시 그 준비 과정을 도와주었던 친구였다. 우리는 거의 10년 만에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친구의 첫 마디는 "잘 지내?"나 "세월이 이렇게다 많이 흘렀군" 따위가 아니었다. 친구는 활짝 웃으며 이렇게 물었다. "어때, 피터? 보좌관이 안돼서 정말 기쁘지 않아?" 이제 이렇게 결과를 다 알고 나서 생각해보면, 우리 둘 다 내가 최종 경쟁에서 탈락한 게 오히려 잘된 일임을 안다.

* Zero to One의 저자는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인 Peter Thiel이다. 

* 이베이는 2002년에 페이팔을 인수하면서 15억 달러를 지불했다. (피터 틸의 지분은 3.7%로 5,500만 달러, 약 750억원 이다.)


다음에는 내가 30% 이상 지분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10억의 가치만 받더라도 난 3억원의 돈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만약, 사업이 잘돼서 30억 정도에 엑싯을 한다면 9억이라는 급여소득자로서는 벌기 힘든 돈을 손에 쥐게 될 것이다.  


난 운이 좋은 케이스이다. 스타트업에서 재밌게 일을 하고, 나와 회사가 모두 성장하는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심지어 돈도 벌었다. 다만, 다음에는 좀 더 내가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대신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가져가기를 희망한다. 이 조차도 스타트업에서 근무하지 않았다면, 실력 있는 사람들 및 CEO와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얻지 못했을 것이다. 


High Risk, High Return.

No Risk, No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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