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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호 상하이 Oct 12. 2023

상하이 국밥 맛집과 도적 김남길의 관계

상하이에서 잘 나가는 조선족 어머니 국밥

상하이 국밥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구샹마마故乡妈妈, 어머니국밥이다. 30원(한화 5500원)으로 국밥 한 그릇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심지어 밥은 무한리필이다. 눈여겨볼 것은 분명히 표기된 차오시엔주탕판朝鲜族汤饭이라는 정체성이다. 한국인인 나에게도 고향의 맛과 비슷한데, 한국음식이다 아니다 말할 수 없는 조선족 음식이다. 복잡한 단어다. 특히나 민족, 국민, 인종이 동일한 경우라 무슨 ‘족’에 대한 개념이 딱히 없는 한국에서는 한동안 혼란스러운 단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한반도 밖에는 세 가지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그 다양한 경우의 수로 문화의 다양성이라 불리는 많은 것들이 인류에 나타나고 남았고, 그렇게 현대인은 다양한 문화를 누리고 있다. 정말 필요할 때 빼고는 구분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 지혜로울 터. 식탁 위의 지도에는 국토의 경계라는 것이 참 희미하다. 그래서 식탁 위는 참 매력적이다. 이것의 것이 저곳에 가서 또 다른 것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전통이 되기도 하면서 인류는 발전해 왔으니. 우리가 전통이라 부르는 것들을 다시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최신인 경우가 많고, 다른 곳에서 온 경우도 많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에 현재가 더해져야 전통이라는 게 이어진다는 것. 지금은 작고하신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선생은 옛것만 굳어졌다면 그것은 전통이라기보다 골동품이다라고 했다.


아무튼 이건 옌지, 연길 延吉의 음식이다. 지난 9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도적: 칼의 소리>의 주인공들의 음식이다.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사진 | 넷플릭스


김남길 배우와 유재명 배우가 연기한 그들의 음식. 명정, 만주, 간도의 음식. 수없이 많은 이들의 눈물과 아픔과 기쁨과 땀이 담긴 음식이다. 특이사항으로는 매장 스크린에는 서현진과 쯔양이 맛있게 국밥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는 것. 집밥으로 많이 먹는 두부조림에서 마라맛이 난다는 것(진짜 맛도리 밥도둑), 미역국은 익숙한데 낯선 맛이 난다는 것. 뼈해장국 고기는 조금 질기다는 것. 익숙한 탕수육에 마라맛을 내는 화자오가 함께 있어 알싸한 맛을 낸다는 것.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데 입가심할 아이스크림도 서비스로 준다는 것. 서비스 반찬이 몇 가지 더 있었던 오프닝 때에 비하면 김치 하나로 줄었지만 여전히 갓성비 맛집이라는 것. 연길 인심이 참 혜자스럽다. 한 젓가락 하실라예?



�故乡妈妈 여기저기 많음. 배달로도 좋음. 혼밥 하기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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