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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ticwolf Jun 29. 2023

이기는 편 우리 편

목표수익은 몰라도, 손절매는 정한 규칙에 따른다

 며칠 전 현재 살고 있는 집 화장실 문이 어긋나, 문이 제대로 잘 닫히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었습니다. 문이 닫히긴 하는데, 손잡이 쪽 아랫부분이 뻑뻑해서 제대로 잘 열고 닫히지 않는 것이었죠. 평소보다 대여섯 배 정도 힘을 주어야 열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10월 이사 들어오기 전 집 내부 소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했었는데 그 업체 사장님께 연락해서 문 수리 요청, 그날 오후 수리해 주시는 분이 오셔서 화장실 문을 떼어내 10여분 간 문 하단 부분을 다듬은 후 다시 설치해 주셨습니다. 


 수리가 완료된 후, 출장비 겸 5만 원 드리면서 감사 인사를 드렸는데 마침 증시가 한창 진행 중인 오후 시간대이다 보니 4대의 모니터에 띄워놓은 주식차트를 봤는지, 자신도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더군요. 인테리어 공사가 없는 날이나 아니면 여유 있는 시간대에 주로 단타나 데이트레이딩을 즐겨한다고 하는데, 정작 주식투자 경력은 오래되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분이 하는 투자(매매) 전략은 대부분의 데이트레이더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3~4개 종목을 전일 장마감 때 종가매수 또는 당일 장 시작 전 골라놓은 종목들을 미리 시장가로 매수주문 넣어놓고 장 시작하고 나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주가 흐름을 보면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수익실현을 하건, 손절하건 매수했던 종목을 모두 정리한다고 하더군요. 일 특성상 규칙적으로 일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이 될 때마다 이런 방식으로 오랫동안 매매를 해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해온 세월이 오래되었음에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이유는 주식을 매수하고 나면 오르거나 내릴 확률이 각각 50%인데, 이 확률이 계속 시간이 흘러도 높아지기는커녕 조금씩 낮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이는 제 기준으로 삼촌뻘 되시는 분이었는데, 아내분은 시장에서 작은 쌀가게와 떡집을 같이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 분은 본업이 인테리어 공사하면서 소소하게 주식투자하고, 아내가 같이 돈 벌고 있으니 지금 상황에 불만은 없다 하였습니다. 다만 주식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 이 부분만 좀 나아지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필자는 본업이 주식전업투자자이고, 부업이 주식투자 심리상담사(활동가)이다 보니 이 분에게 좋은 예시를 하나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필자는 그분에게 이렇게 얘기를 했죠.


 "각각 주가가 만 원인 주식을 네 종목 한 주씩 매수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A종목은 다음날 천 원이 올라 만 천 원이 되어있었고, B종목은 이백 원 올라 매도해도 제세금 제외하고 거의 본전인 상태, C종목은 주가가 만 원에 계속 머물고 있는 상태고, D종목은 천 원 하락해서 구천 원으로 내려간 상태입니다. 그런데 만약 갑자기 이만 오천 원이 필요해서 이들 네 종목 중에 세 종목을 매도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종목을 남기겠습니까?"


 잠시 고민하던 그분은 천 원 손실 중인 종목을 남기고 다른 A, B, C 세 종목을 매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A종목에서 남긴 천 원 수익이 B와 C를 매도해서 발생한 손실(제세금 포함)을 충당하고 남는다는 생각에서였죠. 그래서 저는 그분의 아내분이 떡집을 운영한다는 것을 들었던 터라, 떡집을 예를 들어 다시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럼 지금 아내분이 운영 중인 쌀가게와 떡집이 한 공간에서 둘로 나눠 운영 중이라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데 쌀 매출은 가게 현상유지 하는 정도로만 매출이 발생하거나 아니면 적자이고 반면 떡집은 손님이 몰려 장사가 잘 된다고 한다면, 어떤 것을 접고 어떤 것을 확장해야 하겠습니까?"


 그분은 당연히 쌀가게를 접고 곡물들을 보관해 두었던 공간을 떡 만드는 기계를 하나 더 구입해 놓거나 손님들이 바로 먹고 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래서 전 다시 그분에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럼 네 종목 중에서 수익 중인 A 종목을 놔두고 다른 세 종목을 매도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그렇네."


 매수한 종목의 주가가 매수가보다 더 올라 수익 중이라면, 향후 올라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습니다. 반면 매수하고 나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면, 앞으로도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식차트를 많이 본 여러분이라면 주가도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주가는 언젠가 다시 하락할 수 있지만 하락하기 전까지 조금 더 상승할 힘이 존재합니다.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가 어렸을 때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 다양한 예체능을 경험해보게 할 것입니다. 그중에 아이가 특정 분야에 흥미를 느껴 계속 다니고 싶다고 부모에게 조르면 이를 거절할 부모는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의 학원을 줄이게 되더라도 아이가 좋아하면서 잘하는 분야의 학원을 계속 다니게 하지, 싫어하는 분야의 학원을 계속 다니라고 할 부모는 없을 겁니다. 


 보유 중인 종목들 중에서 계속 보유해 나가야 할 종목과, 손절해서 정리해야 할 종목도 이와 같습니다. 다만 수익 중인 종목을 언제까지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에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예상했던 목표가 근처에서 매도하길 바라는 경우도 있을 테고, 아니면 예상치 않게 주가가 급등하여 자신이 예상하고 있던 목표가를 넘어서는 경우도 발생할 테니까요. 반대로 다음날에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의도하지 않게 주가가 다음날 종가대비 하락세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경우에는 전일 종가보다 적은 수익이라 할지라도 수익확정해서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기는 편 우리 편'이라는 말을 어렸을 때 적어도 한 번 이상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너 개 매수한 종목 중 주가가 상승세를 탄 종목은 가급적 자신이 의도했던 것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으며, 하락세로 이어지는 종목은 자신이 정한 손절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조기에 손절하여 현금화한 후,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분명 이렇게 이어가다 보면 여러분의 주식계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당일 단타나 데이트레이딩, 또는 단기간의 짧은 스윙매매를 구사할 때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주식매매를 잘하는 사람은 손절매에 능숙한 투자자입니다. 그렇다고 매번 손절매만 해서 '손절매의 달인'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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