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무한제공

중소기업 복리후생 읽는 법

1. 야근 강요안함: 강요는 안하지만 요구는 합니다.

2. 회식참석자유: 아무리 회식참석이 자유라도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까 참석해야지?

3. 체력단련 가능: 가능하다고 했지 야외철봉만 있다고는 안했다. 그 마저도 최근에 생겼다.

4. 생일축하금 제공: 생일축하금은 사우회비(내 월급에서 일정금액 공제하여 운영되는 기금? 이라고나 할까) 에서 드립니다. 해피 벌쓰데이 투 미. 봉투를 다시 보니 돈이 아니고 상품권이었다고한다.

5. 냉장고, 전자렌지 있음: 있다고 했지 위생적이라고는 안했다.

6. 간식제공: 간식이 언젠가는 제공될 예정.

7. 사내 동호회: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회장님께서 특별히 신경을 쓰고 계십니다.

8. 명절선물있음: 명절선물이 더러 있기도 함.

9. 복장자유: 복장도 자유, 복장에 지적할 수 있는 것도 자유.

 8년간 중소기업 두 곳을 경험하면서 보아온 복리후생 몇 가지와 그 해석법을 적어보았다. 다시봐도 꽤 괜찮은 해석법이다. 위의 해석법이 그렇게 틀리지는 않은 것이 '좋좋소'라는 웹드라마를 보면 비슷한 상황들을 잘재현해 두었다. 중소기업에 입사할 예정이라면 좋좋소를 보면서 분위기를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개인주의성향이 있다. 이기주의 말고 개인주의. 언제부터 개인주의를 받아들였는지는 아직 찾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말인데 회사복지중에 뭘 준다는 것들은 형편없던 어쨌던 간에 그냥 받은셈치면 그만이긴 한데, 개인자유라고 써있는 항목들은 실제로 자유가 아닌 책임일 뿐이라는 것에 아직 우리 회사가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 사회가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느낀다. 또 그렇게 너~무 철저한 개인주의는 아닌지라 흐름대로 따르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나의 신념에 반하는 행동들을 하는 것 같아 뭔가 몸이 도덕적으로 뒤틀리는 느낌이 든다.

 나같이 조금 덜 개인주의자들에게 그나마 자유와 부합하는 복지가 '믹스커피 무한제공'이다.(눈물) 무한제공이라고 해서 하루에 뭐 몇 백잔 마시기라도 할까봐. 그렇게 많이 마시면 일을 너무 잘해서 안돼. 믹스커피 정도로 타인의 간섭을 받을 일도 크게는 없고, 어떤 날은 믹스커피가 바닥이나도 하루 정도면 다시 채워지기에 너무 섭섭할 것도 없다.
 아침에 한 번, 손님오면 한 번, 퇴근 전에 한 번. 그 정도면 됐다. 달달한 믹스커피 세 잔이면 하루가 끝나버리지 아주.

자유롭지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