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쌓아야만 하는 빌드업이 있습니다.
역할의 특성상, 수많은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보게 됩니다. 초보적인 이력서를 제외하면 굉장히 재밌는 흐름이 있습니다. 소위, 유행하는 이력서의 포멧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인데요. A 개발자, B개발자의 이력서가 좋아보이면 우루루 카피합니다. 심지어 토씨 하나 안바꾸고 쓰는 경우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정보와 이력사항만 바꾼채로 말이죠.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력서 포멧은 A, B 개발자의 강점과 경험에 특화된 이력서입니다. 물론 그걸 기준으로 삼고 최적화 과정을 거치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그 과정이 귀찮아서 대부분 고치지 않고 토씨만 바꿉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이력서는, 지원자의 강점을 살리지 않고 지극히 평범하게 환류시켜버리는 마이너스 효과를 발휘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커리어에도 게임모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기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쌓아나가야 하는지, 어떤 레이아웃으로 표현하는게 효과적인지에 대한 고민을 병행해야 하는 거죠. 이력서를 ’내는‘ 액션이 아니라, 그 액션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승리‘ 를 만들기 위한 선제적 활동으로의 액션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게 바로 게임모델이라고 저는 부릅니다.
이런 접근방식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일수록 유효한 것 같습니다. 나의 강점을 어떻게 보여내는가라 따라서, 내가 인터뷰를 볼만한 사람인지 아닌지가 결정되고, 또 그냥 묻혀버리는 이력서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또 상당히 간과되는 것 중 하나는, 익숙하고 널리 알려진 표현일수록 그건 너무나 일상적이라서 지극한 평범함으로 표상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효율적인 분석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의 표현을 ‘저는 전사의 이니셔티브를 고려한 ROI 중심의 효율화된 분석 프로세스를 꾸준히 만들어왔습니다’ 로 바꿔보는 겁니다. 같은 단어가 쓰였지만, 인식되는 느낌은 다릅니다. 앞과 뒤의 수식어가 붙어서 좀 더 자세하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이게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이런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뭔가 구체적으로 상상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게임모델이라는 건 ‘내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 을 의미합니다. 결국, 나의 강점은 무엇이고, 그건 어떠한 근거와 그림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걸 가장 잘 담아낼 레이아웃은 무엇인지에 대해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실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커리어는 정답이 아닌, 최적의 연결을 찾는 과정이자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이 과정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음만 편한, 카피전략만 마구잡이로 구사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커리어 게임모델을 위한 질문목록]
-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 나의 강점은 어떤 비즈니스 지표로 이어졌나
- 나는 어떤 역할과 일의 모델을 만들려고 하는가
- 그걸 위해선 어떤 역량과 경험을 쌓아야만 하나요
- 나의 직군을 둘러싼 외부의 시장상황은 어떠한가, 내가 그 상황에서 뾰족한 포지셔닝을 하기 위해선 어떤 수식어가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가, 그 수식어는 내 경험의 어느 언저리에 자리하는가
- 나의 강점을 내 직군에 한정된 게 아닌 비즈니스 친화적으로 적용가능한 단어로 치환할 수 있는가
- 나의 강점은 직군 중심인가, 전사 확장가능한 유니버셜한 역량인가. 그건 얼마나 반복가능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