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차우
내 사랑둥이 순이가 아팠었다. 그동안 몸에 기력이 없고 피곤해하는 모습들, 귀가 잘 안 들리는지 청력이 약해진 순간들, 털에 윤기도 사라지고 다리가 가늘어지고, 살이 빠지며 신호를 보냈었는데 빠르게 알아보지 못했다. ㅠㅠ 그러다 어느 순간 순이가 한쪽 눈을 뜨지 않는 게 이상해서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갔다.
알고 보니, 개는 모기에 의해 심장 사상충으로 인한 병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서, 심장 사상충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심장 사상충(心臟絲狀蟲, 학명: Dirofilaria immitis)은 모기를 매개로 하여 전염되는 회충이다. 작은 실처럼 생긴 기생충이기 때문에 사상충이라고 불린다. 고유숙주는 개이지만, 고양이, 늑대, 코요테, 여우, 페럿, 바다사자, 아주 드물게도 특정 상황에서는 사람에게도 감염된다. [1] 이 기생충은 심장 사상충이라고 불리지만, 성충은 심장뿐만 아니라, 폐동맥에도 존재하며, 폐혈관과 폐조직에 손상을 주어 동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친다. [2] 때때로 성충은 우심에서 이동하여, 심하게 감염되는 경우 후대정맥까지 존재하게 된다. 심장 사상충 감염은 숙주에게 심각한 질환을 야기하며, 울혈성 심부전으로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든다. [위키백과]
수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인간은 항체가 있어 면역이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아 한 달에 한 번 심장 사상충 예방약을 먹으면 예방이 된다고 하셨다. 알약 하나면 된다고!
모기가 심장 사상충에 감염된 댕댕이를 물은 뒤 옮겨 다니며, 다른 댕댕이를 물었을 때 감염되는 경우도 있고, 모기에 물려 충이 몸속에 살면서 병에 걸린다고 한다. 보통 2~3개월에 걸쳐서 약 1cm 정도 자란 심장 사상충 유충이 혈액을 타고 심장으로 이동한 뒤 6개월 정도 지나서 성충으로 자라면 심장과 폐동맥을 막게 되고 심장이 비대해진다고 한다.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댕댕이가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식욕이 있지만 체중이 감소하거나 모질이 나빠지기도 한다고...
난 진드기 약과 구충제만 먹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여름에 모기 유충인 심장사상충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
우리 사람은 동물의 생(生)도 인간과 같을 것이라 생각하고 단순히 나이 들어 병에 걸려 죽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인간의 부주의와 무지 때문에 개의 목숨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혹시라도 개를 키우시는 분들은 특히, 주택에서 개를 키운다면 한 달에 한 번 몇 천 원으로 심장 사상충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병에 걸리고 나면 100만 원의 치료비가 들지만, 예방만 잘하면 한 달에 2천 원으로 비용 절약이 됩니다. 그리고 소중한 댕댕이를 지킬 수 있고요!!!
우리 댕댕이 순이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생명을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을 때... 동물이지만, 교감을 나눈 사이라 가족과 같아 살려달라고 했다. 엄마도 우리 딸은 순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하셔서... 한 달 동안 매일 약을 먹고, 주사 치료 2번 그 이후 마지막 충 사살까지 1번의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한고비를 넘긴다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 집에 댕댕이 순이 자매인 하양이도 있어 검사해 보니, 이 얘도 심장 사상충 병에 걸렸다. 그나마 하양이는 초기였지만, 두 마리 다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에 위협이 있기에 동시에 치료했다.
다행히 큰 고비는 넘겼고, 요즘 순이는 강아지 때처럼 활발해지고 다시금 예뻐지고 있다. 기분 좋을 때만 나오는 전매특허 행동인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아이처럼 신나 한다. 아마 자신의 몸을 괴롭히던 충이 사라지고, 기운이 펄펄해져서 인 것 같다.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보통 개가 15~20년 정도 사는데, 대부분 10살만 넘어가면 고령으로 죽는다 생각하지만 심장 사상충으로 인해 다양한 증상으로 하늘나라에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다. 수의사 선생님께 정말 고마운 게~~~ 수의사 선생님은 마음씨가 좋은 분이어서 두 마리 주사와 약 값을 최대한 저렴하고 양심적으로 해주셔서 감사했다.
0:53
순이에게 보내는 편지
"순이야, 넌 존재 자체가 사랑스러움이니,
바라만 봐도 즐거우니 너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단다.
우리 집을 잘 지켜주는 경비 대장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건
너의 생명의 시간을 다 채우고 가야 해.
중간에 바쁘다고 먼저 가지 말고~~~
나는 너를 10년 더 볼 생각이니깐."
순이가 아파한 시간만큼 그 아이의 아픔을 못 보고 못 돌봐준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
사람처럼 나이가 들어 기운이 없어지나 보다고, 내 편한 대로 생각했다. 내 할 일 많다고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이제 한고비 넘겼고, 다시금 순이가 어린 강아지처럼 활기 넘치고, 예뻐지고, 다리도 튼실해지고~~~ 털도 예쁘게 다시 잘 자라기 시작해 다행이고, 함께 더 지낼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