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극히 평범한 두 아이의 엄마였다.
무엇이든 평균에 속했다. 돈이 많아 펑펑 쓸 수는 없었지만, 국민평형이라는 34평의 아파트에 가끔 해외여행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정도, 남편도 딱 대한민국의 평균키에 평균적인 성격, 아이도 평균적으로 키우는 그런 집으로 나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아이가 한 명만 있을 , 내가 직장을 가졌을 때의 이야기다.
둘째를 출산하고 나서는 완전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집에서 전업주부가 됐을 때부터 나의 삶은 엉망진창이었다
남자들이 나도 집안일이랑 육아만 하는 전업주부가 되고 싶어라고 하는데 그건 진짜로 그 삶을 겪어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일을 너무 하고 싶었지만 육아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살아온 환경이나 타고난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독 일을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게 너무 힘들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축복이라고 하지만 그때 당시에 아이만 키우는 내가 너무 한심했다. 일은 하고 나면 바로바로 성과가 보인다. 가장 큰 경제적인 이득이 눈에 보인다. 그런데 아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나는 더 힘들었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이 부러웠다. 눈치 주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스스로가 눈치 보이고 위축됐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나는 심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나라는 존재가 쓸모없이 느껴졌다. 집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아기는 끊임없이 칭얼대고 안아달라 울어서 늘 안고 다녀야 했다. 그래도 내 새끼니까 허리디스크가 와도 예쁘다고 안고 다녔다. 그러나 아무리 아이가 예뻐도 딱 거기까지였다.
나도 모르게 아기한테 너는 너만의 세상이 있겠지. 그런데 나는 나만의 세상이 없어 라며 넋두리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갔다. 그러다 이건 아니다 싶어 일자리를 알아보는데 나랑 맞는 곳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회사에서도 아이가 둘인 아줌마는 원하지 않았고 출퇴근시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그나마 제일 시간이 자유로운 것이 마트 파트타임알바였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은 죽어도 하기 싫었다. 자존심 이런 거 때문이 아니라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내가 한 공간에서 한 가지 일만 계속하는 것은 안 맞다 생각했다.
그러면 남은 선택지는 공인중개사.
둘째임신하고 태교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놓은 상태라 괜찮겠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도 시간적으로 저녁이나 주말에 일이 많은데 갓난아이를 그 시간에 봐주는 곳은 없다.
아 일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다는 게 얼마나 속상한지
그러다 그럼 내가 그냥 가게를 하자 라는 결론이 나왔고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나 쓸 것만 좀 쓰고 내 자신감을 좀 키우고자 작게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나와 같은 경력단절여성들이 눈에 보이더라
돈이 문제가 아닌. 엄마라는 이유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래서 나는 그 사람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그 사람들과 함께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한번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었다. 일반 카페가 아닌 답례품 상품을 팔고 교육서비스도 진행하는 주식회사 맘스디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되니 몸은 좀 더 힘들어지고 내가 온전히 가지는 이익도 적게 되었다.
그러나 나 혼자 일할 때와는 다른 막중한 책임감이 더 생겼다. 이제는 너무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 어떻게 서든 마음을 다 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쓰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