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서커스싸구려관람석
오늘의 손님
혼자인데 식사가 될까? 하는 눈치로 들어오시는데 웃는 얼굴로 맞으며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하면서 얼른 양은 주전자로 숭늉을 따라드렸는데 쓰윽 메뉴판을 보시면서, 처음엔 시큰둥하시더니 식사를 마치고 카드를 건네시면서 밝게, 건강한 치아가 하얗고 씩씩하게 보이도록 밝게 웃어주시네. (혼자 병원에 다니시는) 아버님 건강하세요! 하고 인사드렸네. 상위에 역시나 약봉지.
우리 아버지 생전에 어디서 혼자 식사하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오늘은 어제보다 손님이 많네! 하시는 어머니 말씀이, 첫 손님이 좋아해 줘서 그런가 보다. 하셨는데,
이른 시각 우리가 아침식사도 못한 그 시각에 어느 노년의 부부가 식사되냐고 묻길래 얼른 된다고 하였는데, 반찬이 너무 맛있다고, 밥이 너무 맛있다고, 숭늉도 너무 좋다고, 감자전을 한 장 주문하셔서 해드렸더니 반찬 접시, 밥그릇을 깨끗하게 비우셨네. 고맙습니다 잘 먹었었습니다라는 말씀 잊지 않으시면서 명함을 달라고 하시는데, 아직 우리 가게에 명함이 아직 없습니다 하고 메모지에 어머니 전화번호를 적어드리면서 자주 오세요! 대신에, 또 오세요! 하였네. 멀리서 서울대병원에 오시는 분이니까, 병원에 자주 오는 일이 없어야 하니까.
오늘 다녀가신 어르신들 내내 건강하세요. 다시 안 오셔도 되니까 병원에 오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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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집밥
#밤에는 예술인주막